선수협 전향적 자세, 20년 만의 FA 제도 대변혁 이뤄질까 [오!쎈 이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2.02 06: 30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안건이다. 미루면 미룰수록 상황은 나쁘게 흘러간다. 과연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전향적인 자세로 KBO가 내민 손을 잡을까. KBO와 선수협이 손을 잡으면 FA 제도는 1999년 시행 결정 이후 20년 만에 대변혁을 맞이한다.
선수협은 2일 오전, 10개 구단 전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선수 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와 이사회(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된 FA 제도 개선과 샐러리캡 등 안건에 대해 표결에 나선다.
일단 최대 안건은 FA 제도의 개선이다. 지난달 21일 KBO 실행위원회는 FA 등급제와 FA 연한 단축, 그리고 샐러리캡 제도 등을 도입하기로 합의를 했다. 그러나 실행위원회의 개선안을 지난달 24일 열린 선수협 이사회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선수협의 주장은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KBO 이사회는 선수협의 주장과는 관계없이 실행위원회의 안과 다르지 않은 FA 제도 개선안을 도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경기장을 메운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sunday@osen.co.kr

KBO와 선수협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선수협이 꾸준히 주장해 온 ‘FA스럽지 않은 제도’의 개선을 KBO와 구단 측에서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 최근 3년 간의 평균 연봉과 구단 내, 그리고 전체 연봉 순위를 기준으로 하는 3단계 등급제를 만들었다. 보상 제도 역시 등급별로 차등화를 뒀다. 그러나 기존 FA 보상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그리고 FA 재자격 취득 연한(4년)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FA 취득 연한 1년 단축의 시행 시점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었다. 실행위원회는 2022년 시즌 이후를 시행 시점으로 잡았지만 선수협은 이 시기가 너무 늦다는 주장. 샐러리캡 도입 역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선수협은 우려를 표시했다.
선수협의 이러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실행위원회의 안과 다르지 않은 제도를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선수협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다시 공은 선수협으로 넘어왔다. 쟁점은 일단 FA 취득 연한 단축이 시행되는 시기, 보상제 개선안의 수용 여부가 될 전망. 완강했던 선수협의 자세가 그간 얼마나 달라졌을지, 그리고 고참선수들로 구성된 선수협 이사회의 의견이 아닌 선수 전체의 의견은 어떻게 수렴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저연봉 인상(2700만원→3000만원), 부상자 명단 도입 등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의 처우 개선도 KBO의 전체적인 개선안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지금의 보상제도가 지속될 경우 FA 제도로 혜택을 볼 수 없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선수들 역시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 개선된 제도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지만 ‘이대로는 우리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기류가 선수들 사이에서도 퍼질 수 있다. 
지난 1999년 FA 제도가 시행된 이후 조금씩의 제도 개선이 있었지만 보상 제도와 등급제라는 큰 폭의 개선은 볼 수 없었다. 만약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대변혁이다. 선수협은 과연 FA 제도 대변혁의 시작을 알리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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