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김수미, 스포트라이트 대신 택한 진정성 [종영①]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12.03 09: 46

'밥은 먹고 다니냐'의 '수미욕'이 잠시 문을 닫는다. 그간 많은 출연자가 거쳐 갔지만, 매회가 거듭될수록 가장 빛난 건 바로 사장 김수미의 진심이었다.
지난 2일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는 10회로 막을 내렸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사장 김수미, 직원 최양락, 조재윤, 서효림, 신나리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대접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민 욕쟁이 할머니' 김수미의 걸쭉한 입담에 담긴 진심 어린 위로, 국밥을 먹기 위해 찾은 손님들의 솔직한 고백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약 두 달간 운영된 '수미욕'에는 많은 손님이 다녀갔다. 가수 백지영, 션, 아이비, 인순이, 김장훈, 정수라, 배우 김정태, 김지영, 성현아, 이재은, 이건주, 김규리, 김성은, 개그맨 정철규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가 위로와 힐링을 내건 프로그램인 만큼, 게스트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다. 툭 까놓고 말하자면, 루머로 고통받거나 억울하게 비호감 이미지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대다수였다. 
국밥을 먹으면서 자신의 고민이나 인생사를 털어놓는 포맷이니, 그들에게 잊고 싶은 상처도 자연스레 언급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출연자들이 부담을 딛고 '밥은 먹고 다니냐'를 찾은 이유는 김수미에 대한 믿음이었다.
김수미는 '밥은 먹고 다니냐' 제작발표회에서 "요새는 고민이 있어도 잘 털어놓지 못한다고 들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물론 연예계 후배들이 상처받고 일이 있어서 못 나오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내겠다"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김수미는 출연진의 이야기를 들을 때, 부러 조심스러운 듯 굴지 않았다.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시원하게 짚어냈다. 이에 출연자들은 오히려 편안하게 털어놓을 기회를 얻었다. 
때때로 눈물을 터트리는 게스트들에게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신 그답게 긴 위로는 하지 않았다. 그저 맛깔난 음식과 진한 포옹으로 엄마 같은 따뜻한 품을 내줬다. 덕분에 '밥은 먹고 다니냐'는 다소 자극적인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단순히 화제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편견을 지워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김수미는 '밥은 먹고 다니냐'가 방영된 64일간 철저히 '수미욕'의 주인으로만 나섰다. 국밥 주인 역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일용엄니' 분장까지 한 그였지만, 그 이상 튀려고 하지도 않았다. 매회 스포트라이트는 철저히 출연자들에게 집중됐다. 김수미의 진정성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대목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당분간 셔터를 내리고, 내년 초 다시 오픈한다. 뜨끈한 국밥이 생각나는 날씨에 벌써 김수미의 걸걸하고 대찬 욕, 그 안에 숨은 애정이 그리워진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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