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부진은 내 책임" 호잉의 진심, 한화도 '거포 외인' 포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2.04 05: 22

한화가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0)과 1년 더 함께한다. 장타자가 부족한 팀 사정상 거포 외국인 타자도 체크했지만, 팀 성적 부진에 연봉 삭감을 감수한 호잉의 진심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한화는 3일 호잉과 총액 115만 달러에 내년 시즌 재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보장 금액은 85만 달러. 올해 총액 140만 달러를 받았던 호잉의 몸값이 25만 달러나 깎였다. 
한화는 일찌감치 현장 의견을 받아들여 호잉을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다. 다만 혹시 모를 재계약 불발 가능성을 대비해 대체 외인 타자도 물색했다. 팀 홈런 8위(88개)에 그친 팀 사정상 거포가 필요했다. 호잉도 지난해 홈런 30개, 올해 18개를 쳤지만 거포 스타일은 아니다. 팀 화력을 바꿀 수 있는 거포에 유혹을 느낄 만했다. 

1회말 2사에서 한화 호잉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수비보다 타격 능력에 중점을 두고 외인 타자를 리스트업했지만 호잉과 재계약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협상 초기 25만 달러보다 더 삭감된 한화 구단 제안에 호잉 측에서 고민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한화도 최초 제안보다 총액을 늘리는 대신 옵션의 비중을 높여 호잉과 큰 실랑이 없이 재계약을 완료했다. 
호잉은 2018년 첫 해 142경기 타율 3할6리 30홈런 110타점 23도루 OPS .942 WAR 4.01로 활약하며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폭넓은 수비 범위와 상대 주자를 억제하는 강한 어깨,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까지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까지 빛났다. 몸값이 첫 해 총액 70만 달러에서 140만 달러로 두 배 뛰어올랐다. 
호잉이 우월 선취 솔로 홈런을 날린 후 한화 덕아웃에서 한용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그러나 2년차 시즌인 올해는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 직격탄을 맞으며 124경기 타율 2할8푼4리 18홈런 73타점 22도루 OPS .800 WAR 3.74로 모든 기록이 하락했다. 타격 성적이 월별로 크게 오르내리며 기복 심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도 3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내부적으로 호잉의 재계약을 놓고 논의를 거쳤지만, 현장에선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시즌 전 갑작스런 이용규의 이탈로 포지션이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바뀌었지만 팀을 위해 받아들였다. 시즌 막판에 발목 피로 골절을 참고 뛸 정도로 투혼을 보였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팀을 생각하는 마음은 용병이 아니다. 우리 선수”라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호잉이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우리 팀을 좋아한다. 올해 팀 성적에 대해 본인 책임도 인정했다. 적지 않은 연봉 삭감을 납득한 이유”라며 “호잉은 아파도 경기에 나가 끝까지 뛰고 싶어 하는 선수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는 우리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가치가 있다. 감독님도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시즌 막판 호잉은 “올해는 나와 팀 모두에 힘든 시즌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내년을 위해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내년에도 한화에서 뛰고 싶다”고 팀에 애정을 보였다. 계약 후 호잉은 “내년에도 한화와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기쁘다. 팬들의 사랑에 감사하다. 철저하게 준비해 내년 시즌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4회초 수비를 마치고 한화 호잉이 삼성 김상수 타구를 쫓다 충돌한 정은원과 이성열을 격려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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