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강지환, 집행유예→5개월만 석방..양형 이유는?(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12.05 13: 45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약 5개월 만에 석방됐다. 
5일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성폭행·성추행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들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강지환은 황토색 수의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말끔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오랜 수감생활로 초췌한 상태로 등장했다.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배우 강지환이 12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rumi@osen.co.kr

강지환의 팬 수십여 명도 재판에 참석했다. 강지환이 법정에 들어서자, 일부 팬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강지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치료 감호 수감을 명했다. 아동청소년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형 선고에 앞서 "피고인은 두 건의 공소사실에 대해 한 건은 자백하고 있고 한 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사건 당시에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있는 상태로 항거가 가능한 상태로 있었다면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에 대해 즉각 대응했다고 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 추행 후에야 침대에서 내려온 점을 보면 피해자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잠에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무죄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강지환이 자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강 증거가 충분하다며 유죄로 봤다.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배우 강지환이 12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를 나선 후 영장실질 심사를 받고 다시 분당경찰서로 돌아오고 있다. / rumi@osen.co.kr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입었던 피해 내용, 사건 당시 피고인의 사리분별능력 정도, 현재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 상태 등을 고려해 양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합의한 사실과 강지환 측근이 낸 탄원서 내용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피고인은 합의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고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의 주변 사람들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피고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어려웠던 무명생활을 거쳤고 나름 성실하게 노력해왔다고 글을 적어냈다. 글 내용이 진실이기를 바라고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다짐들이 진심이길 기대한다"며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여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걸 잊지 말고 노력해서 밝은 삶을 준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지환은 약 5개월 만에 석방됐다. 강지환는 수의에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법원을 나섰다. 강지환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개인 차량을 타고 자리를 떴다.
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자택에서 외주 스태프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한 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됐다.
앞서 지난달 21일 검찰은 강지환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한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명령 5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지환은 최후진술에서 "더 늦기 전에 예쁜 가정도 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가 되고 싶었고, 지금껏 해왔던 것만큼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제가 꿈꿔왔던 모든 삶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게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며 "저 자신이 너무나 밉고 스스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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