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언이 절친한 동생 서인국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보드레 안다미로 카페에서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 주연 배우 이시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내를 죽였다'(각본감독 김하라, 제작 단테미디어랩, 제공 단테미디어랩·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경기콘텐츠진흥원·경기영상위원회·와이콘엔터테인먼트, 배급 kth)는 '잔인한 축제' 등으로 유명한 희나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 정호가 아내 미영을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 작품이다. 이시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2010년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 '아내를 죽였다'는 평점 9.4점을 기록하며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설정과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반전의 반전으로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개봉 전부터 제32회 도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아시안 퓨처'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시언은 극 중 아내를 죽인 강력한 용의자로 몰리는 채정호를 연기했다. 갑작스레 회사를 그만두게 된 정호는 새로운 취직자리를 알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고,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던 정호는 그날도 어김없이 필름이 끊기고, 다음날 문을 두드리는 경찰 소리에 잠을 깬다. 경찰은 별거중인 아내 미영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정호에게 어젯밤 알리바이를 묻는다. 그러나 기억이 모두 사라진 정호는 당황해서 제대로 답을 못하고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인물이다.
연기 외에도 MBC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이시언은 오는 14일부터 TV조선 새 드라마 '간택-여인들의 전쟁' 방송도 앞두고 있다.
이시언은 현재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 중이지만, 알고보면 데뷔 초반 우여곡절을 많이 경험했다. 지난 2009년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통해 주연으로 데뷔했지만, 그 이후에는 부침을 겪으면서 고생도 했다고.
그는 "데뷔는 주연으로 했지만, 당시 선배님들이 '이게 끝나면 다신 주연을 못할 수도 있다'고 했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에이 설마'라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되더라. 그리고 생각했던 이상으로 잘 풀린 적도 있다. 그런데 확실한 건 정말 힘든 순간 '응답하라 1997'을 만났다. 그때 '데뷔하면 더 힘들다는 얘기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 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이시언은 '응답하라 1997'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서인국을 언급했다. "우리가 이걸 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거 안 되면, 이제 돈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더라. 난 나이도 서른이 넘었었다. 그때 인국이가 강단 있게 '형 이건 무조건 잘 되고, 형은 무조건 잘 된다'고 해줬다. 그게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을 '쾅' 쳤다. 진짜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탁 심어줬다. 그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자기보다 5살 많은 형이 앞에서 펑펑 우는데, '형 왜 울어? 앞으로 잘 될 거야'라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인국이의 얘기가 나한테 많이 와 닿았다.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인국이가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웠다. 지금 같은 회사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와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인 이시언은 "내 연기에 만족은 못한다"며 "영화를 보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수염을 기르는 건 내 아이디어였는데, 어떻게든 안 보여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배우니까 연기 잘한다는 소리가 제일 듣고 싶다. 언제쯤 그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들을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내를 죽였다'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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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h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