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코란도’, 다른 길 걸었다…가솔린 모델 급성장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12.09 11: 52

 쌍용자동차와 동의어처럼 쓰이는 ‘코란도’가 종전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SUV 수요의 판도 변화로 여겨도 무방할 듯하다. 가솔린 모델이 디젤 수요를 크게 추월해 팔리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월 코란도C의 후속 모델로 ‘신형 코란도’를 출시했다. 3,70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8년만에 풀체인지 하는 모델인지라 기대가 컸다. 준중형급 체형인데다 ‘SUV=디젤’이라는 종전 공식을 존중해 디젤 모델을 먼저 투입했다. 
그런데 이 계산이 좀 아귀가 맞지 않았다. 기대만큼 시장의 반응이 일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 됐을까? 혹시 소비자 취향이? 

맞았다. 쌍용차는 지난 8월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e-XGDi150T)을 얹은 모델을 출시했다. 그랬더니 판매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솔린 모델이 꾸준히 판매고를 높여가더니 11월에는 디젤 모델보다 3배 가까이 더 팔렸다. 
코란도의 월별 판매 추이를 보면 8월에는 가솔린이 831대, 디젤이 591대가 팔렸다. 그런데 11월에는 가솔린이 1,445대, 디젤이 518대가 팔렸다. 디젤 모델은 오히려 줄어든 반면, 가솔린은 큰 폭으로 늘었다. 가솔린 모델의 판매 신장은 코란도의 전체 판매고에도 영향을 끼쳐 7월 1,020대 이던 것이 11월 1,963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11월 코란도의 실적은 전월 대비 15.9%, 전년 동월 대비 460.9%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쌍용차는 ‘가솔린 모델이 소형 SUV 중심에서 준중형 SUV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파악하면서 코란도 판매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과거 SUV가 ‘레저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도심형 SUV’로 재평가되고 있다. 정숙한 가솔린 엔진을 바탕으로 SUV의 실용성, 사륜구동의 안정성을 도심에서 누리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의 점유율은 27.4%였다. 하지만 코란도 가솔린 등 새로운 SUV 출시와 가솔린 SUV에 대한 수요 증가로, 올해 10월 누적 기준 가솔린 SUV 점유율은 56.9%로 증가했다. 
사실 쌍용차는 처음부터 ‘신형 코란도’의 디자인에는 자신이 있었다.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 판매 차량이 거리를 누비기 시작하면 판매고가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다만 언제 방아쇠가 당겨지느냐가 관건이었다. 쌍용차는 그 방아쇠가 디젤을 건너뛰어 가솔린 모델에서 당겨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판매에 불이 붙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신형 코란도의 디자인은 ‘로우&와이드(Low&Wide 가로로 넓고 낮게 깔린 차체 비율)’로 정의할 수 있다. ‘SUV 명가’를 꾸렸던 예전 모델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변화다. 스포츠 유틸리티의 거친 맛 대신에 ‘모던한’ 비율을 택했다. ‘도심형’의 ‘엔트리 패밀리 SUV’가 바로 코란도(KORANDO)였다.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힘을 발휘한다. 소형 SUV인 ‘티볼리’와는 주행감이 완전히 다르다. 충분한 힘이 느껴진다. 
170마력을 내면서도 ‘저공해 인증차’라는 점은 더 매력적이다. 국내 SUV 중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다. 저공해차는 은근히 혜택이 많다. 혼잡통행료와 공영∙공항주차장 이용료를 50~60% 감면 받는다. 뒷자리에 태울 아이들에게 떳떳해서 더 좋다. 
‘엔트리 패밀리카’를 외칠 수 있는 조건에는 적재공간도 한 몫 한다. 디럭스급 유모차도 넉넉히 실을 수 있는 551ℓ의 공간을 확보했다. 
젊은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스마트 환경도 잘 갖췄다. 국내 최초 15W 고성능 무선충전패드를 적용해 5~10W 규격 모델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휴대전화기를 충전할 수 있다. 주력 모델인 C5 트림부터 LED 포그램프가 기본으로 달려 있고, 프라임 이상 모델은 사각지대 감지(BSD), 후측방 접근 충돌방지 보조(RCTAi), 탑승객 하차 보조(EAF) 등 첨단 차량제어기술 딥컨트롤 패키지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충돌 직전 탑승객의 신체를 잡아 주었다가 필요 시 순간적으로 압박을 해제시켜 상해를 예방하는 첨단 안전벨트 시스템이 1열은 물론 2열에도 적용됐으며,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기능도 실려 있다. 지능형 주행제어(IACC: Intelligent Adaptive Cruise Control)는 코란도로 하여금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종∙횡방향 보조 제어를 제공하게 한다. 첨단 차량제어기술 ‘딥 컨트롤(Deep Control)’은 카메라와 레이더로 차량 주변을 스캐닝해 위험상황에서 즉각적이고 자율적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SUV의 강점도 잘 살려 놓았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하는 스마트AWD 시스템으로 악천후와 오프로드에서 안정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전륜구동(FF)으로 효율성 높은 운행을 하며, 주행 환경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AWD)한다. 록(Lock) 모드를 사용하면 험로 탈출 시 구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C3 2,256만 원, C5 2,350만 원, C5 프라임 2,435만 원, C5 플러스 2,570만 원, C7 2,755만 원인데, 디젤모델 대비 최대 193만 원 가량 저렴하다. 
유지비 혜택도 무시 못한다. 1.5리터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자동차세는 소형차 수준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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