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FA 시장의 찬바람이 골든글러브에도 불었다.
10일 열린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 10명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역대 최다 4명의 외국인 선수가 수상한 가운데 올 겨울 FA 선수 중에서는 누구도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 FA 시장 열기가 차갑게 가라앉은 상황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외야수 부문에서 전준우가 46표를 받아 5위에 오른 게 최다 득표. 지난해 외야수 부문 2위로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전준우는 올해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도 22홈런을 터뜨렸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원소속팀 롯데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협상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사진] 전준우-안치홍-오지환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19/12/10/201912100503771026_5deea8d669a05.png)
2루수 부문에서 3차례 골든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안치홍도 올해는 8표로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다. 박민우(NC-305표) 정은원(한화-13표) 김상수(삼성-10표)에게 뒤져 4위에 머물렀다. 비교적 젊은 나이로 FA 최대어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 시즌 부진에 발목을 잡혀 원소속팀 KIA와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유격수 부문에선 오지환과 김선빈이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고작 3표씩 받는 데 그쳤다. 325표를 받은 김하성(키움), 11표를 얻은 김재호(두산)에 밀렸다. LG에 백지위임하며 잔류가 확정한 오지환은 아직 골든글러브 경력은 없다. KIA와 재계약 협상 중인 김선빈은 2017년 유격수 황금장갑을 받은 바 있다.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베테랑 FA 선수들도 마찬가지. 외야수 부문에서 김강민이 7표, 지명타자 부문에서 유한준과 김태균이 각각 23표와 4표를 받았지만 수상과 거리가 멀었다. FA 신청 선수 전체 19명 중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7명으로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FA 선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전무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5년만의 일이다. 지난 2015년 박석민(3루수), 김현수, 유한준(이상 외야수), 이승엽(지명타자) 등 무려 4명의 FA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16~2017년에는 각각 김재호(유격수)와 최형우(외야수), 강민호(포수)와 손아섭(외야수) 2명씩 뽑혔다. 지난해에는 양의지(포수) FA 신분으로 골든글러브 최다득표 수상을 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