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우 박정민과 정해인은 '시동'에서 학교를 나와 방황하는 십대로 거리에서 마음껏 질주한다. 하지만 그들의 질주는 순탄하지 않다. 분노하고 싸우고 맞으면서 상처도 받는다. 상처받는 그들의 질주를 바라보다보면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시동'은 절친한 택일(박정민 분)과 상필(정해인 분)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시동'은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했다. 하지만 영화는 웹툰 보다 한층 밝아졌다. 마동석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박정민 역시도 매맞는 연기를 하면서 웃음을 위해 온 몸을 던졌다.
'시동'은 가벼운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하고 싶은 일도 원하는 일도 없이 사회가 정한 길에서 벗어난 십대들의 고민이 진지하게 담겨있다. 인정이 아닌 지지를 받고 싶고 관심이 필요한 택일과 상필의 몸부림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짠하다.


그래서 '시동'은 사회로 나가는 기로에 서있는 이들에게 더욱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섣불리 위로하거나 먼저 울리지 않는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도 괜찮다는 메세지를 세련되게 영화 속에 녹여냈다.

웃음을 만드는게 마동석이라면 감동을 만드는 것은 박정민과 염정아다. 배구선수 출신으로 말 안듣는 아들 택일 때문에 속상해하지만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보낸다. 택일 역시도 어머니에게 표현은 못하지만 효도 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다. 택일에게 필요한 것은 어머니의 따듯한 관심 뿐이다. 계속해서 어긋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여느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을 보는 듯 하다. 다만 택일은 집을 나갔을 뿐이다.
택일과 상필의 방황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방황을 멈추고 돌아오는 여정 역시 아름답지 많은 않다. 어떤 일이나 사건이 벌어져도 사랑하는 이들과 가족의 지지와 관심이 있다면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세상의 모든 학부모와 자식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면 더 좋은 '시동'은 오는 18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