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집중"..'남산의' 이병헌・곽도원・이희준, 유신정권 그린 美친 연기(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12 13: 43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우민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젬스톤 픽처스)의 제작발표회에서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할 때부터 이 배우들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운이 좋게 이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명의 논픽션(Nonfiction)을 원작으로 한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65회차 동안 촬영을 진행했으며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우민호 감독 및 웰메이드 프로덕션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 한다.  배우 곽도원, 이병헌, 이희준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게 주요 골자이다. 암살 사건의 40일 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분)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 분)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 과정이 담겼다. 단순 사건의 나열보다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했다고 한다.
우민호 감독은 “(영화의) 원작은 제가 20년 전에 군대에 갔다 와서 우연찮게 접하게 됐다. 그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단번에 읽었다. 제가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의 18년이라는 시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젠간 영화화하고 싶었다”라고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 영화는 동명의 Nonfiction을 기반으로 제5~9대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사건을 담았다. 1963년 취임한 박 전 대통령은 장기집권을 위한 3선 개헌을 통해 1979년까지 재임했다. 그러나 1979년 10월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의 저격으로 서거했다. 극중 인물의 이름은 다르게 바뀌었지만 배우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 역, 배우 이성민이 전 대통령 박정희 역, 배우 곽도원이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 역, 배우 이희준이 경호실장 차지철 역 등 각각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이어 우 감독은 “원작은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을 다루고 있는데 그걸 영화로 담기에는 너무 방대해서 그 중에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던, 40일을 영화로 담아보고자 했다”라며 "10・26이라는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가 제게 가장 흥미롭고 궁금했던 지점이었다”고 주요 포인트를 전했다.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우민호 감독 및 웰메이드 프로덕션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 한다.  배우 이병헌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어 그는 “메인 사건인 ‘40일’이 가장 흥미진진하다. (박용각)전 중앙정보부장이 실제로 1977년, 10・26이 발생하기 2년 전에 (한국 정치계를 미국에 고발한 사건이)벌어졌다. 전 중앙정보부장이 고발한 사건이 10・26의 시작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2년 전체를 모두 다룰 순 없어서 상징적으로 영화의 앞에 뒀다. 이외 일화들은 실제 사건과 시간순으로 동일하게 담았다”고 영화의 전개를 설명했다. 
이병헌은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2015)에 출연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고 배우로서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했다. 그런 두 사람이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재회한 건 예견됐던 바. 이병헌은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단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는데 장르적으로 아주 세련된 느와르라는 생각이 들어 꼭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실존 인물을 맡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뜻이 왜곡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되도록 많은 인터뷰와 증언들을 찾아보면서 연기 준비를 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곽도원도 “실존했던 인물이라 저 역시 그런 부분이 가장 까다로웠다. 저 같은 경우는 (김형욱)인물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다. 그가 쫓기면서 생과 사를 넘나드는 감정의 표현을 도대체 어떻게 할지,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권력을 가졌던 사람이 한순간에 쫓기게 된 삶을 어떻게 살았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병헌도 그의 연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우민호 감독 및 웰메이드 프로덕션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 한다.  배우 이병헌, 곽도원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 차지철을 연기한 이희준은 “실존 인물(차지철)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서 양쪽의 자료를 다 찾아봤다. 결론을 내린 건 결국 그도 (한 명의)인간이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 입장에 놓인 인간의 상황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에 나온 배우들과 첫 번째 만남이다. “제가 산증인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연기를 해왔다. 근데 (이분들의 연기를 보고)정말 놀랐다.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배우 모두 처음 호흡을 맞췄다”며 “더욱 놀란 건 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있을까, 싶었다. 이 분들의 영화를 보며 팬이었지만 막상 앞에서 (연기)호흡을 맞추니 정말 섬뜩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라. 긴장감도 맴돌지만 묘한 흥분이 있었다. 연기를 잘하는 분들과 하면 그런 흥분이 있는 거 같다. 묘한 경험을 하고 나니까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곽도원과의 연기가 마치 탁구를 치는 것 같았느냐’는 물음에 “곽도원의 경우엔 빠르게 서브가 들어올지, 깎아서 칠지 예상할 수 없는 변수를 보여주더라. 자신을 감정 속에 던져 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해보지만 되게 인상 깊었다”고 곽도원의 연기를 호평했다.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우민호 감독 및 웰메이드 프로덕션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 한다.  배우 곽도원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에 곽도원은 “제가 모든 현장에 있을 순 없었지만 제가 찍을 분량의 전후를 숙지하고 있었다. 배우들이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봐야했기 때문인데 감탄하기 바빴다”라며 “이러한 이야기를 이 시대에 할 수 있고 배우로서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병헌은 이어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대통령 역이, 배우로서 느끼기에 매력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 안에 많은 걸 갖고 있으면서도 바깥으로 많은 걸 뿜어내진 않는 내면 연기였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영화는 감정 이입이 쉽게 될 수 있기에 강렬한 영화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실제 사건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유신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 영화라기보다 벌어진 사건 속에서 인물들이 느꼈을 감정을 풀어나가는 데 충실했다. 
우민호 감독은 끝으로 “동아일보에 연재된 논픽션이라 그 톤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한쪽의 시선에만 치우치지 않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려고 했다. 영화의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2020년 1월 개봉./ watch@osen.co.kr
[영상] 최재현 기자 hyun30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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