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 특급선발, 30SV 소방수...윤석민의 전천후 야구인생 [오!쎈 이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12.14 08: 01

4관왕 특급선발, 30세이브 소방수. 
지난 13일 은퇴를 선언한 윤석민(33)은 전천후 야구인생이었다. 그만큼 재능이 넘치는 투수였다. 안정된 투구밸런스와 다양한 변화구와 강속구, 제구력에 두둑한 배짱까지 갖췄다. 그래서인지 신인 시절부터 팀 상황에 따라 보직도 자주 바뀌었다. 선발, 필승맨, 마무리까지 섭렵했다. 통산 성적 77승과 86세이브가 말해주고 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1번으로 지명을 받은 윤석민은 곧바로 주전으로 발돋음했다. 코치진은 고졸 루키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스프링캠프부터 존재감을 보였다. 볼을 다루는데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곧잘 던지는 등 놀라운 습득력과 성장력을 보여주었다. 

윤석민 /OSEN DB

첫 해 필승맨으로 53경기에나 던졌다. 이닝도 84이닝을 소화했다. 25경기는 마지막 투수로 등장했다. 3승4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루키답지 않는 배짱을 보였고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KIA는 창단 처음으로 꼴찌로 떨어졌으나 윤석민이라는 수확이 있었다. 
2006년은 마무리 투수로 승격했다. 모두 63경기에 등판해 무려 94⅔이닝이나 던졌다. 38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당시 루키 한기주와 함께 불펜을 책임지다시피했다. 4강으로 이끈 마운드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한기주와 함께 윤석민도 혹사 논란이 제기됐다.  
윤석민은 매일 불펜에서 대기하는 일이 힘들었는지 선발투수를 원했다. 에이스가 없는 팀도 윤석민의 선발전환이 필요했다. 2007년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28경기(선발 26경기)에서 7승18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14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했으나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선발투수 최다패의 불명예를 당했다. 
2008년은 달랐다. 24경기(23경기 선발)에 등판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의 우등성적을 냈다.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150km가 넘는 직구에 140km 고속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못던지는 공이 없었다. 김진우가 2002년 괴물루키로 기대를 모았으나 에이스로 착근에 실패했다. 비로소 윤석민이 에이스로 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9년 3월에는 WBC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WBC 출전의 후유증이 찾아왔다. 2009 시즌은 119이닝 소화에 그쳤다. 게다가 뒷문이 부실해지자 4월 선발투수에서 5월은 소방수로 외도했다. 다시 선발로 복귀해 7월과 8월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첫 우승 반지를 끼었다. 
2010년은 논란의 시즌이었다. 전반기는 6월 라커룸 경기를 마치고 승리를 놓치자 문을 내리쳐 새끼 손가락 골절상을 입는 불상사가 있었다. 후반기 복귀해 소방수로 나섰다. 8월 말 롯데 조성환의 머리를 맞히는 사구 사건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주전투수로 발탁을 받아 금메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1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윤석민./OSEN DB
2011시즌은 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선발투수로 17승(5패) 1세이브 178탈삼진, 평균자책점 2.45, 승률 0.773를 기록하며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 올랐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개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는 KBO 역사상 선동열 전 감독과 윤석민뿐이다. 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따내며 연말 시상식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는 내리막길이었다. 2012년은 선발투수로 9승, 2013년은 또 다시 선발과 마무리를 병행하며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FA 자격을 얻어 2014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다. 친정 KIA와 FA 4년 계약을 맺고 복귀해 2015시즌 30세이브를 따내 화려하게 재기하는 듯 했다. 그러나 4년동안 어깨부상과 재활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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