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 "불행포르노", '호흡' 제작만행 폭로→KAFA "감독은 상반된 입장..조사 진행"(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12.17 07: 43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의 제작만행을 고발한 데 이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측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윤지혜는 자신의 SNS에 주연을 맡은 영화 '호흡' 촬영 당시 문제가 많았다고 폭로했다. 윤지혜는 "이 정도로 초저예산으로 된 작업은 처음이었다. 힘들겠지만, 초심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큰 착각을 했다"라며 "한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상식 밖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서 윤지혜는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에 하차해야 했다.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한 뒤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니며 이 역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봤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라고 아찔했던 기억들을 회상했다.

윤지혜는 또 이후 영화 홍보와 관련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어떻게)‘현장이 밝았다’고 할 수 있느냐”라고 분노를 드러내며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런 윤지혜의 글은 큰 파장을 가져왔고, 윤지혜의 발언에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윤지혜는 다시금 글을 올리며 "저는 후회하지 않으려 합니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적절한 시기에 제가 고백을 해서 흥행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해도 참여하신 분들의 처우나 금전적 보상이 추가되지는 않았을 겁니다"라고 전하며 백만원으로 책정된 개런티를 받은 것과 더불어 다시금 "최소한의 세팅이 이루어지지 못한 현장에서 그 모든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배우가 다 짊어져야 하게 되는 것이고 과중된 스트레스로 제게는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6일 드디어 KAFA 측이 공식입장을 밝힌 바.
16일 KAFA 측은 "2017년 제작된 실습작품 ‘호흡’의 주연을 맡은 윤지혜 배우가 SNS에 촬영 당시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힌데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를 직시하고 있다"라고 유감을 표하며. "준법 촬영과 안전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편함과 불안함을 발생시킨 일에 대해 우리 아카데미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라 말했다.
하지만 KAFA 측 측은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촬영 당시 문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감독과 제작진도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라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촬영 당시의 문제점들을 상세히 되짚어보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추후 계획에 대해 알렸다.
이어 "특히 당시 발생한 문제들이 단지 몇몇 제작진의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발생된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 제작관리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도 충분히 살피겠다"라며 "우리 아카데미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일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영화인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영화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자신의 범죄에 짓눌려 사는 정주(윤지혜)와 납치되었던 그날 이후로 인생이 무너져 내린 민구(정대건)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악연의 소용돌이를 그린 영화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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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흡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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