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감독 "마동석X박정민 티키타카, 웃기기 위한 최대치 뽑았다"[인터뷰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17 17: 43

(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시동’은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 분)을 만난 고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우상필(정해인 분)이 거친 현실을 겪는 과정을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화했는데 택일이 서울을 떠나 머물게 된 도시, 택일 엄마의 이름 등 세세한 요소들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웹툰의 기본 스토리를 따왔다. 하지만 방대하게 펼쳐진 웹툰 속 세상은 영화에서 간결하게 압축돼 흘러간다. 
재미있고 인상적인 신(scene)이라고 해서 차용한 게 아니라, 어리숙한 아이들이 불안한 마음을 갖고 방황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진짜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을 귀엽고 따뜻하게 담는 데 집중했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스틸사진
최정열 감독은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캐릭터들의 중복되는 감정을 모았다. 택일과 상필, 경주가 다른 길을 걷지만, 중복(방황하는)되는 부분은 임팩트 있게 정리하려고 노력했다”며 “드라마적으로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영화 속 캐릭터들을 나중에 보게 됐을 때 불쌍해 보인다거나 동정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최대한 절제하려고 했다. 어려운 삶 속에서 고군분투 하지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한 거다”라고 자신의 연출 지점을 설명했다. 
웹툰에서도 그려졌듯 택일의 엄마(염정아 분)가 운영하는 택일토스트 가게가 강제 철거된다. 웹툰에서는 고용된 용역이나 영화에서는 그 주인공이 다른 인물로 설정됐다는 점에서 차이를 둔다.  
최정열 감독은 “택일은 중국집 배달 알바, 상필은 어둠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게 굉장히 우리와 먼 얘기 같지만, 어찌 보면 우리 옆에 굉장히 가깝게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나쁜 길을 선택했을 때 돈을 쉽게 벌 수 있고 장점이 많은 거 같지만 그 화살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영화에서는)다른 팀이 택일 엄마에게 돈을 빌려준 거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상필은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느끼고 각성한다. 이미 그때는 (상필이가 어둠의 회사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빠져 있는 단계다. 택일 토스트에서 속사정이 드러난 후 상필이가 작은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 그의 행동이, 그 순간이 (상필과 택일의 갈등 해소가 됐다) 모든 걸 말해준 거 같다”고 전했다. 
영화 스틸사진
충무로에서 이제는 대체불가 배우로 자리잡은 마동석이 거석이 형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한국영화계를 이끌어나갈 보석으로 평가받는 박정민이 택일을, 대세로서 주목 받고 있는 정해인이 상필을 맡아 캐릭터의 매력을 살렸다.
최정열 감독은 마동석에 대해 “단발머리 가발을 쓴 순간 거석이 형이 됐다. 사실 웃기기 위한 장치처럼 억지스럽게 보일까봐 걱정했는데 쓰고 나올 때부터 그 걱정이 싹 사라졌다”며 “마동석은 현장에서 동물적인 순발력과 감각, 센스를 발휘했다. 배우로서 천재인 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웃기기 위한 선을 지키면서 웃음의 최대치를 뽑아주셨다”고 칭찬했다.
‘시동’의 주인공인 택일을 연기한 박정민에 대해서는 “마동석, 박정민의 티키타카가 좋았다. 박정민과 작업하면서 제가 가졌던 생각은 현장에서 즐겁게 자유롭게 연기하길 바랐다”라며 “택일이 장풍반점으로 갔을 때 거석이 형과의 만남, 미스터리한 대화, 그만의 또 다른 자유로움이 만나서 시너지를 낼 거 같았다. 박정민이 반항아 역할이 처음은 아닌데 그것들에서 보여주지 못한 게 어떤 것들이 있을지 고민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하지만 서툰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watc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