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규모가 다르다보니…"
KBO리그 실행위원회는 16일과 17일 부산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실행위원회가 10개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만큼, 이날 자리에서는 현재 KBO리그의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중요한 안건 중 하나는 '샐러리캡'이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지난 2일 총회를 열고 KBO 이사회가 전달한 FA 제도 개선 및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안 등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조건부 수용'이었다.

샐러리캡에 대한 기준이 미흡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사회에서는 당시 FA 취득 기간(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을 1년씩 단축하기로 하고, 등급제를 도입하겠다는 안을 확정한 뒤 전달했다. 이 중에는 전력 평준화를 위한 샐러리캡 도입도 함께 포함돼 있었다.
선수협 투표 결과 찬성 195표, 반대 151표로 이사회 안에 대한 수용이 결정됐지만, 많은 선수가 '샐러리캡 기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선수협 이대호 회장은 "샐러리캡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구체적으로 준비된 것이 없지 않나. 구체적인 금액조차 안 나왔다. 이 부분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샐러리캡의 경우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소프트 샐러리캡'의 경우 샐러리캡에 대한 제한은 예외 규정을 두거나 메이저리그처럼 사치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반면 '하드 샐러리캡'은 엄격하게 상한 및 하한선을 통제한다. 이사회가 선수협에 제시한 안에서는 이 부분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실행위원회에서도 샐러리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각자의 구단의 입장을 존중하는 가운데, KBO리그 시장 현실에 맞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였다.
한 구단 단장은 "아직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KBO리그의 시장은 우리나라 프로농구 시장보다는 크지만 미국(MLB)보다는 훨씬 작은 만큼 우리나라 실정을 고려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단장 역시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이 단장은 "아직까지는 모두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가 다른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구단을 운영하는 만큼, 같은 규모 수준에서 선수단을 꾸리면 좀 더 수월하지 않겠냐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일단 구체적인 결론이 나기보다는 '탐색전' 및 '의견 교환'으로 이번 워크숍은 마쳐졌다. 한 관계자는 "일단 구단 간의 의견을 교환한 만큼 내년 1월쯤에 다시 모여서 좀 더 발전된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