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최민식 "허진호 감독, 나와 한석규 놀게 해줘..여우같은 연출력"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2.18 11: 45

최민식이 허진호 감독의 연출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주연 배우 최민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세종과 장영실의 엄청난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특별한 우정은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는다. 장영실은 '안여 사건' 이후 역사적 기록에서 사라지며 행방이 묘연해지는데, 이러한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장영실이 의문만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자리잡은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최민식은 극 중 조선의 하늘을 연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맡았다. 관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과학 지식을 지닌 그는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과 뜻을 함께하며 각종 천문의기를 발명해낸다. 하지만 비밀에 부쳐왔던 천문 사업이 명나라에 발각되고, 사대의 예를 어겼다는 죄목 아래 명나라로 압송될 상황에 놓인다. 그러던 중 세종이 탄 안여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안여를 제작한 장영실은 사건의 책임자로 내몰리게 된다. 
'명량', '봉오동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 홍범도 장군을 열연해 울림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민식은 이번에도 실존인물인 장영실로 분해 예비 관객들도 기대하고 있다.
최민식은 "촬영 때 의견 제시를 치열하게 하고, 수용 작업도 치열하게 해야한다"며 "그게 사실 영화 작업의 원론적인 얘기다. 그게 안 돼 있으면 힘들어진다. 그 타협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가 연출해야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되는 것처럼, 아무일도 못 한다. 그리고 허진호 감독의 생각과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이 어떤 걸 표현하고자 하느냐가 중요하고, 우린 서브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진다. 그 이후에 사령관이 '괜찮다'고 하면 반영된다. 허진호 감독이 본인의 자리를 많이 내주기도 했다. 그게 '기브앤테이크'다. 어떻게 내가 의도한 대로만 되길 바라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배우를 믿고 그라운드를 만들어서 뛰어놀게 해준다는 것은 고도의 연출력"이라며 "연출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현해내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재료 중의 하나가 배우다. 허진호 감독은 최민식, 한석규 배우에 대한 속성, 재질, 성질,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잔소리를 하기 보다 '너희들끼리 마음대로 놀아봐라' 하더라. 자신의 생각과 좀 약간 벗어나 있으면, 그럴 때만 디렉션을 있었다"며 당시 현장을 회상했다.
최민식은 허진호 감독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여우이고, 그 자체가 고도의 연출력이다. 무언가 자기 것을 계속 주장하면 그게 잔소리인데, 그런 게 없었다. 그러면 배우의 반경이 위축된다. 그런데 허진호 감독은 '일단 한번 해보세요' 한다. 큰 틀에서 봤을 때 굉장히 편안하게 작업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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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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