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흥행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들이 갖춰져야 하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한 가지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예비 관객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선, 연기력을 갖춘 대중성 높은 배우의 출연은 필요한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올 겨울 시즌 시장을 겨냥한 영화 ‘백두산’에 이병헌, 하정우라는 큰 두 산이 동반 출연했다는 건, 흥행을 성립시키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됐지 않았을까 싶다.
배우들과 ‘신과 함께’ 시리즈의 제작진, 그리고 올해 대박의 기운을 갖고 상승세를 탄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만났다. 내일(19일) 개봉하는 ‘백두산’이 초반 관객들의 호평을 얻어 생명력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봉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픽처스, 제작 덱스터픽처스・퍼펙트스톰필름・CJ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이해준 감독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후반 작업 분량이 많았다. 그래서 개봉 하루 전에 언론시사회를 열게 돼 죄송하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내일 개봉하는 액션 드라마 영화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4차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올 겨울 시즌을 장식할 액션 대작으로 손꼽힌 작품인데 제작 단계부터 이병헌과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수지 등 인기를 갖춘 배우들이 한 곳에 모여 기대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해준 감독은 “남과 북을 다룰 때 어떤 상황을 만들어야할까, 싶었다. 다만 (저희 영화에서 남북을 소재로 했는데) 재난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남북이 쓰인 것이지 어떤 의도를 갖고 넣은 게 아니다"라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이겨내기 위한, 거대한 운명을 바꾸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니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두산’은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하고, 갑작스러운 재난에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된 서울과 평양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한반도의 초토화를 막기 위해 투입된 북한요원 리준평(이병헌 분),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이 남과 북을 오가며 사상 초유의 재난에 맞선다.

자신의 진짜 목적을 숨긴 채 이 작전에 투입된 리준평과 나라를 구하고 어떻게 해서든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려는 조인창이 초반에는 불협화음을 내며 대립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 모습이 성장담으로 그려졌다.
이준평 역의 이병헌은 “촬영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하정우의 재치와 유머에 다시 한 번 놀라고 웃었다”며 “하정우가 맡은 조인창을 (리준평이)납치하다시피 하면서 데려간다. (두 인물이 그 과정에서)같이 드라마 얘기를 하는데, 인창은 그 상황을 빠져나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고 한다. (저희가 연기할 때)그 장면은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오늘 영화를 처음 보는데 그걸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총격 액션 및 육탄전을 비교적 수월하게 소화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물음을 받았다. 이에 “영화에서는 굉장히 노련하게 보인다. 총을 쏘는 것에도 거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그 소리 때문에 굉장히 신경쓰였다”며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속으로 신경쓰면서 촬영했다”고 겸손한 말투로 회상했다. 그의 내공이 ‘백두산’에서 또 한 번 화산폭발처럼 터진 것이다.
조인창 역의 하정우도 같은 질문을 받고 “사전에 리허설을 많이 했지만 (촬영할 땐)곳곳에 화약을 심어 놓은 상태로 연기를 해야 했다”며 “예전에 총기 액션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따로 훈련을 받진 않았다”고 대답했다.

하정우는 재난액션 드라마라는 복합적인 장르에, 자신의 최대 강점인 유머를 녹여내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다. 이병헌은 그런 하정우를 “촬영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오늘 보니 하정우의 재치와 유머에 다시 한 번 웃었다”라고 칭찬했다.
하정우는 “이병헌이 나오신 장면 모두 인상 깊었다. 하나만 꼽기 어렵다”며 “20년 전 나온 ‘투 헤븐’ 뮤직비디오 이후 감성적인 병헌이 형의 연기를 보고 굉장히 놀랍고 감동적이었다”고 화답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김병서 감독은 “재난이라고 해서 2시간 내내 하드하게 있을 수 없다. 용변을 보든지 웃을 상황에서는 피식 웃을 수 있다. 긴박감도 있지만 여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상황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지향점을 전했다.
각기 다른 처지에서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대처해야 하는 남북한 사람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이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펼쳐진다. 인물들의 선택을 예상할 수 없는 게 뜨거운 재미를 안긴다. 러닝타임 128분./ watc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