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버려라"...조광래 대구FC 대표가 시도민구단에 전하는 조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12.19 14: 07

"현실에 맞는 구장을 지어라."
시도민구단인 대구FC를 이끌고 있는 조광래 대표이사가 다른 시도민구단에 의미심장한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시상식에서 대구FC에 주어진 '우수 프로스포츠구단상'을 받았다. 

FA컵 우승을 거둔 대구FC 조광래 대표이사가 기뻐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올 한 해 돌풍을 일으킨 대구다. 최종 5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두고 다퉜다. 시도민구단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로 홈구장을 옮긴 대구는 평균관중이 전년 대비 305.1% 증가했다. 평균 관중 1만여명을 훌쩍 넘었고 9차례 매진을 기록해 K리그 흥행을 주도했다.
조광래 대표는 대구처럼 훌륭한 시설의 경기장을 갖고 싶어하는 다른 시도민구단에 조언을 해달라는 말에 "나는 선수부터 지도자, 경영인까지, 여러 프로팀을 겪으며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전제하며 "그동안 많은 구단들이 우리 경기장을 다녀갔는데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답변을 꺼냈다.
조 대표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관중 2~3만 명을 쉽게 이야기 한다. 내 생각엔 1만 명만 들어와도 성공이라 본다. 1만을 해야 2만도 될 수 있다. 1만 명도 들지 않은 상황에서 2~3만 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을 짓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현실적인 경기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 대표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경기장을 너무 멋지게 꾸미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보통 '2~3만 명은 돼야 하고 아주 멋지게 지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경기장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조 대표는 "대구FC가 좀더 원활하게 경기장을 짓고 지금의 위치까지 구단의 입지를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구단주와 시민들이 그만큼 호응을 해줬기 때문"이라며 "나 스스로 내 경험을 살려 구단주 뿐 아니라 시의원, 팬들에게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설명을 했다. 그런 부분에서 대구가 훨씬 잘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대구 뿐 아니라 대한민국 팬들이 모두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다른 구단들도 그런 생각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돌아봤다.
이영열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우수 프로스포츠단을 수상한 (주)대구시민프로축구단 조광래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ej@osen.co.kr
그렇다면 프로구단들이 관중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조 대표는 단연 '선수단의 경기내용'이라고 단언했다. "결국 경기내용"이라고 짧게 말한 조 대표는 "팬들이 흥분하고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경기장을 지어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현대 축구는 속도와의 전쟁"이라며 "그런 부분을 우리 선수들에게도 강하게 불어넣고 있다. 경기내용에 스피드가 없고 템포가 빠르지 않으면 보는 이들이 그만큼 느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조 대표는 "작년 FA컵 우승 때도 결국 스피드로 이겼다. 올 시즌도 전반기는 좋았다. 하지만 시즌 중간 츠바사, 홍정운, 에드가 등 주축들이 한꺼번에 다치면서 빠른 템포를 계속 끌고 가지 못했다. 후반이 돼서야 스피드를 강조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을 했다"면서 "내년에는 더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하기 위해 피지컬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상이 올 수 있다고 느꼈다.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내년 구상을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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