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염정아, 배우의 가치가 또 한 번 빛나다(ft.엄마) [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19 17: 12

 18일 개봉한 영화 ‘시동’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는 예쁜 척, 고상한 척 하지 않고 촌스러울 정도로 새파란 트레이닝복을 위 아래로 맞춰 입었다. 딱 세월의 흔적 만큼 얼굴에 빚어진 주름도 일부러 가리지 않았다. 
촬영 후 진행되는 후반 작업에서 CG를 통해 충분히 가릴 수 있었을 텐데 ‘여자 염정아’이기보다 캐릭터로서 ‘엄마 윤정혜’를 택한 것이다.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을 보면 화면에 가득차게 익스트림 클로즈업한 염정아의 숏이 자주 등장한다. 얼굴을 확대해 집 나간 아들 택일(박정민 분)을 걱정하는 마음을 강조한 것인데, 그녀의 세밀한 표정 연기가 엄마의 불안한 심리를 정확히 묘사했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스틸사진
매일같이 아들의 뺨을 세차게 내리치고, 다시 검정고시를 준비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이다. 
최정열 감독의 ‘시동’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염정아는 이 작품에서 택일(박정민 분)과 상필(정해인 분)에 비해 다소 비중이 적은 엄마 정혜 역을 맡았다. 웹툰에서는 신세경으로 표현된 그 인물이다.
염정아가 이 영화의 촬영 전에 드라마 ‘SKY 캐슬’(2018),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 2018)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배우로 우뚝 섰기에 캐릭터의 비중만 보면 출연을 결정한다는 게 배우로서 쉽지 않을 수 있다.
영화 스틸사진
하지만 염정아는 비중을 떠나 시나리오와 제작진을 보고 출연을 결정했고 사교육에 열을 올리던 ‘캐슬’ 속 우아한 엄마에서 벗어나, 팍팍한 일상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열심히 살아보려는 악착 같은 엄마로 변신했다.
염정아는 ‘엄마’를 맡아도 상황과 처지에 따라 변주가 가능한 배우이다. 특히나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식을 지키는 모성 연기는 누가 뭐래도 이 분야 최고다. 일명 ‘핏줄까지 연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윤정혜로 변신한 염정아는 ‘엄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고 말하는 박정민 앞에서 결국 눈물을 터뜨린다. 하지만 그말이 슬프다고 단순히 울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까지 세분화해 다듬는 작업을 거쳤다. 
새 영화에서 보여줄 염정아의 얼굴이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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