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너무 잘해"..하정우X이병헌에게 '백두산'이란 교집합(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20 19: 11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영화의 겨울대전이 시작됐다.
웹툰을 영화화한 드라마 장르의 ‘시동’(감독 최정열)과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한 재난액션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이 먼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마지막 주자인 팩션 사극 ‘천문’(감독 허진호)은 이달 26일 합세한다.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최민식과 한석규가 ‘쉬리’(1998) 이후 또 한 번 만났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지난 19일 영화 ‘백두산’(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 픽처스, 제작 덱스터 픽처스・퍼펙트스톰필름・CJ엔터테인먼트)이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 가운데 주연배우 이병헌과 하정우를 각각 어제(19일)와 오늘 하루 차이로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영화는 휴화산인 줄 알았던 ‘백두산’에서 어느날 갑자기 1차 화산 폭발이 발생하고 역대급 위력을 자랑하는 4차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용화 감독팀이 프리비즈, CG, VFX 등 시각적인 면에서 시스템을 구현해 긴박감 넘치는 볼거리를 완성했다. 
CJ엔터테인먼트
어제 개봉한 ‘백두산’은 상영 첫날 45만 219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치는 ‘신과 함께-죄와 벌’(2017), ‘극한직업’(2019)의 개봉 첫날 스코어를 넘은 기록이다.
올 2월부터 5개월간의 촬영을 거쳤고 VFX, 후시 녹음 등의 후반 작업 과정까지 합치면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프로젝트 착수부터 영화 촬영 전까지는 약 5년의 시간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이병헌과 하정우에게 각각 '백두산'의 출연 결정 및 작업기에 대해 들었는데 개봉 첫날부터 강렬했던 '겨울왕국2'의 마법을 잠재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정우는 오늘(20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투모로우’ ‘볼케이노’ ‘아마겟돈’ 같은 재난영화를 좋아한다”며 “‘백두산’의 대본을 리딩할 때 조인창이 ‘더 록’의 니콜라스 케이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라고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백두산’은 주연배우 하정우도 제작 단계부터 열정을 갖고 참여했다. 하정우의 동생 김영훈 대표가 이끄는 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에서 ‘싱글라이더’(2017), ‘PMC: 더 벙커’(2018), ‘백두산’, ’클로젯’(2020)에 이어 제작했다. 
BH엔터테인먼트
하정우는 북한 요원 리준평을 연기한 선배 배우 이병헌의 연기력을 추켜 세웠다. “리준평 역할로 모두가 이병헌을 원했다. 저는 ‘싱글라이더’를 하면서 알고 있었기에 시나리오를 드렸다. 형이 ‘미스터 션샤인’을 찍고 있을 때였는데 제가 전화를 해서 어떻게 봤느냐고 물었다. 주말에 읽고 답변을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이후 답변을 주셔서 흔쾌히 같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정우는 “같이 해보니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보면 우주 슈퍼 대스타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만나 보면서 인간적인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털털했고 따뜻한 인간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병헌도 “사실 하정우가 먼저 캐스팅이 됐는데 ‘형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점점 긍정적인 반응으로 마음이 갔다. 두 감독들을 만나고 김용화 감독까지 만나면서 하게 됐다”고 출연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정우의 연기에 대해 “정말 연기를 잘한다. 순간순간 재치가 뛰어난데 평소에도 대화를 나눌 때 재치가 느껴진다”라며 “사실 연기할 때 재미있는 성격이 연기에 적용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엔 재치가 넘치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자신의 센스를 발휘하지 못하고 대본에 있는 대로만 하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하정우는 자신만의 유머와 재치를 연기에 십분 활용을 한다”고 칭찬했다. 
CJ엔터테인먼트
하정우에게 이병헌과의 호흡이 어땠느냐고 묻자, “형은 연기할 때는 뭐랄까. 매 테이크 갈 때마다 열정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너무 악마 같이 완벽해서 혹시 이 열정까지 계획된 건가, 싶었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여러 작품에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반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두 축으로 성장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 없던 두 사람이 영화 ‘백두산’이라는 교집합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병헌은 “보통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데 ‘백두산’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는 전개라서 매끄러웠다는 거다. 매끄럽다는 것은 전형성이 있었다는 말이다”라고 캐릭터와 영화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했던 과정을 들려줬다. 
BH엔터테인먼트
자신이 연기한 리준평에 대해서는 “이 캐릭터가 어떤 느낌이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냉철한 느낌이 오기도 했다. 근데 확실히 웃긴 사람은 아니다. 전라도 사투리도 쓰고 북한말도 쓰고. 제가 이 캐릭터를 뭐라고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석한 지점을 밝혔다.  
‘백두산’이라는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껴 제작에 착수했고, 물론 중간중간 쉽지는 않았지만 새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는 두 사람. 연기에 대한 동기가 강렬한 이병헌과 하정우. 
다시 말해 안정보다 모험을 즐기는 배우인 두 사람은 이번에도 ‘백두산'이라는 모험을 신나게 즐긴 듯하다. /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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