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MVP’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워싱턴 내셔널스에 남은 이유 중 하나는 ‘사이영상 투수’ 맥스 슈어저(35)의 존재였다. 한 때 의견 충돌로 싸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없어선 안 될, 둘도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원투펀치 화해는 워싱턴에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가져왔다.
미국 ’NBC스포츠 워싱턴’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트라스버그가 7년 총액 2억5400만 달러에 워싱턴과 재계약한 이유에는 슈어저가 있다고 전했다. 슈어저는 지난 18일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스트라스버그의 재계약 기자회견 자리에도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집이 구장에서 가깝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례적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선수의 관계가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슈어저가 2015년 워싱턴으로 FA 이적해왔을 때부터 스타일이 너무 달랐다. 말이 많고 전투력이 넘치는 슈어저가 인파이터라면 스트라스버그는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의 아웃 복서 스타일이다. 서로를 알아가는 데에는 시간이 꽤 필요했다. 2018년에는 경기 중 덕아웃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1년에 8~9개월 같이 있다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월드시리즈 6차전이 끝난 뒤 슈어저가 펄쩍펄쩍 뛰며 스트라스버그를 격하게 포옹했다. 그만큼 스트라스버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멋진 모습이었다.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슈어저와 나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난 조용한 성격이지만 슈어저는 마운드에서 대담하고 두려움을 모른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를 보면서 공격적인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슈어저도 “스트라스버그와 나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마운드에서 싸우는 모습은 비슷하다.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올해 스트라스버그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경기장 밖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더 성장했고, 포스트시즌에서 압도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스트라스버그의 재계약으로 두 선수는 앞으로 최소 2년은 워싱턴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지난 2015년 1월 워싱턴과 7년 2억1000만 달러에 사인한 슈어저는 2021년까지 계약이 보장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