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의 선행&진심, "불펜 포수들 대우 잘 부탁합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12.21 05: 20

 LG 오지환(29)은 언제부터인가 야구팬들로부터 좀처럼 칭찬을 받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 진심이 팬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 
오지환은 20일 LG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 연봉 6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스토브리그 내내 관심을 받았던 오지환의 계약 금액이 공개되자 팬들의 반응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뜨거웠다. 
FA 협상 초기에 오지환 에이전트의 '6년 장기 계약' 카드가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최정의 6년 계약처럼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년 30세가 되는 젊은 선수로서는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요구였지만, 주된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FA는 선수가 힘들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권리다. 어느 누구라도 더 많이 받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유독 오지환은 FA 협상 자체만으로도 안 좋은 시선이 쏟아졌다. 

LG 오지환이 100홈런-1000안타 기념 시상식에서 류중일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sunday@osen.co.kr

20일 LG 구단 사무실을 찾은 오지환은 채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구단이 제시한 금액에 도장을 찍고 돌아갔다. 이미 '백지위임'을 한 상태여서 구단 제시액 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오지환은 이미 금액에 초연했다. 
차명석 단장은 "오지환이 웃으면서 기분 좋게 들어오더라. 와서 바로 도장을 찍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계약에 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고 "고생하는 불펜 포수들과 배팅볼 투수들의 대우를 잘 부탁합니다"라고 한 마디 했다. 
차 단장은 "오지환이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음 씀씀이가 좋은 친구다. 구단의 월간 MVP나 수훈 선수 상을 받으면 고생하는 불펜 포수, 계약직 스태프에게 나눠주더라”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날도 계약서에 흔쾌히 사인을 한 다음 불펜 포수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계약직 스태프들이 대우를 잘 챙겨달라는 부탁의 말을 건네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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