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보강을 노렸던 LA 에인절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입에 그쳤다.
에인절스는 올해 72승 90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다음 시즌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트 모레노 구단주는 2020년 페이롤이 높아지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공언했고, 2016년 시카고 컵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 매든 감독을 영입했다.
이번 오프시즌 에인절스의 최우선 목표는 선발투수 영입이다. 에인절스는 올해 선발 평균자책점(5.64) 29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00이닝을 돌파한 투수는 트레버 케이힐(102⅓이닝) 밖에 없었는데 평균자책점이 5.98에 달했다. 내년 가을야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선발진 보강이 절실하다.
![[사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2/21/201912210108770247_5dfcf34251214.jpg)
에인절스의 첫 번째 목표는 FA 선발투수 최대어였던 게릿 콜이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른 콜은 에인절스 선발진의 수준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특급 에이스다. 에인절스는 콜을 포함해 선발투수를 2명 이상 영입하겠다고 밝혀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에인절스의 겨울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콜을 영입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어떤 구단이 어떤 제안을 하던지 더 큰 계약을 해주겠다”며 자신있게 영입전에 뛰어는 양키스는 콜에게 9년 3억 24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에인절스는 콜에게 3억 달러에 가까운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키스의 엄청난 투자에 밀렸다.
![[사진] 앤서니 랜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2/21/201912210108770247_5dfcf3429ab93.jpg)
에인절스는 FA 야수 최대어 3루수 앤서니 랜던과 7년 2억 4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콜을 놓친 울분을 풀었다. 하지만 콜을 비롯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7년 2억 4500만 달러), 잭 휠러(필라델피아 5년 1억 1800만 달러),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5년 8500만 달러), 콜 해멀스(애틀랜타 1년 1800만 달러) 등 주요 FA 선발투수를 모두 놓쳤다. 결국 정작 가장 중요한 선발투수는 딜런 번디(트레이드)와 훌리오 테헤란(1년 900만 달러)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에인절스의 간판스타이자 투타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토미 존 수술의 여파로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오타니가 5일에 한 번 등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하는 오타니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문제는 에인절스의 선발진 뎁스다. 현재 로스터로 다음 시즌에 들어간다면 에인절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오타니-테헤란(33G 10승 ERA 3.81)-번디(30G 7승 ERA 4.79)-앤드류 히니(18G 4승 ERA 4.91)-그리핀 캐닝(18G 5승 ERA 4.58)-패트릭 산도발(10G ERA 5.03)로 구성된다.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선발진이다.
에인절스는 내년 아무리 페이롤을 늘려도 사치세 기준(2억 800만 달러)을 넘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연봉조정자격이 있는 선수들의 연봉이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에인절스의 2020시즌 페이롤은 1억 8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사치세 기준까지는 약 2000만 달러 정도가 남아있다.
포수 역시 불안요소로 남아있는 에인절스는 마틴 말도나도, 제이슨 카스트로 같은 FA 포수 영입도 필요하다. FA 시장에서 포수를 영입할 경우 선발투수, 특히 류현진이나 댈러스 카이클 같은 정상급 선발투수를 영입할 여력은 없다.
에인절스는 이제 포수나 선발투수 보강 중 한쪽을 포기하거나 사치세를 넘기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에인절스는 2020시즌 염원의 가을야구에 성공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