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한석규 "세종, 다시 연기한 원동력? '어머니' 때문" [인터뷰①]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2.23 12: 12

배우 한석규가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에서 다시 한번 세종을 연기한 이유를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이하 천문) 주연 배우 한석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진 사건)'을 계기로 세종과 장영실의 신분 차이를 뛰어넘는 우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서 '안여 사건' 이후 장영실에 관한 기록이 사라지며 그의 행방도 묘연해지는데 그 배경에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졌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등을 선보인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한석규.

한석규는 극 중 세종 역을 맡았다. 2011년 방송돼 큰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다시 한번 세종을 연기하는 것. '뿌리 깊은 나무'에서 훈민정음 반포와 집현전 학사 살인 사건으로 고뇌하는 세종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한석규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세종 연기에 기대가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석규는 "이번에 또 세종을 연기한 가장 큰 원동력은 '어머니'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세종이 조선 역대 왕 중 유독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살리는 데에 힘쓴 점을 강조했다. 이에 세종이 아버지에 의해 외삼촌을 비롯한 외가 친척들이 모두 죽임 당하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에 대해 강한 연민과 애착을 느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한석규는 "세종은 '죽이지 않겠다'가 아니라 '무조건 살린다. 그 누구든 살린다'고 생각했다고 봤다. 그건 완전히 다르다. 결과는 안 죽이는 건데 '죽이지 않겠다'고 접근하는 거랑 '살려야 한다'고 접근하는 건 완전히 다른 마음이다. 한쪽은 '죽일 수도 있는데 살려준다'는 마음이고, 다른 한쪽은 '살려야해'라고 마음 먹은 것"이라며 "그 게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한석규.
그는 이 같은 캐릭터 해석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이가 먹어서"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떤 뒤 "'내가 왜 연기를 하나?'라는 고민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게 뭘까 생각해 보면 아직도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별로 바라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왜 연기를 하는지 생각해보면 주위에서 좋아해주기 때문"이라며 막내 아들인 자신을 지지해준 부모님의 반응을 강조했다.
한석규는 부모님이 6.25 전쟁 중에 결혼하시며 어렵게 자신을 낳으신 점을 고백한 뒤 "그래서 '내가 왜 잘 됐을까'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치성 때문에 잘 된 것 같더라. 어머니랑 낚시터를 많이 가는데 어느날 새벽에 낚시를 하려고 텐트를 나서는데 어머니가 뭐라고 중얼중얼 하시는 걸 봤다. 뭐라고 말하시나 들어봤더니 엄마가 종교도 없으신데 '막내 아들 석규가 잘 좀 되게 해주시고'라면서 치성을 드리고 계시더라"라며 어머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세종 역시 어머니를 지켜보며 복잡한 마음을 느꼈을 것"이라며 인자한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에 대한 해석을 내놨다. 
'천문'은 26일 전국 극장가에 개봉된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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