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한석규 "나와 최민식, 세종과 장영실 같은 사이" [인터뷰②]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2.23 12: 50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한석규가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에서 오랜 친분을 쌓은 배우 최민식과 연기한 소감을 털어놨다.
2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이하 천문) 주연 배우 한석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종과 장영실의 특별한 우정과 천문학에 대한 두 사람의 열정, 세종 24년에 발생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진 사건)'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한석규.

특히 영화는 1999년 개봉한 '쉬리' 이후 20년 만에 최민식과 한석규가 한 작품에서 재회한 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인 두 사람은 작품 활동 외에도 30년째 우정을 지속하고 있다. 
한석규는 "세종과 장영실은 관심사가 같았다"며 "나와 민식이 형도 관심사가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이 훈민정음 반포, 천문학 연구 등 혁신적인 과업들에 대해 생각할 때 신하들은 반대했으나 장영실 만큼은 같은 관심을 보이고 뛰어난 실력을 드러낸 점을 강조하며 "저도 다른 사람과 얘기하면 다들 그냥 듣기만 하는데 민식이 형과 어떤 이야기들을 하면 형 눈이 반짝반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이도(세종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 하면 다른 사람들은 '이도가 밥 먹여주냐. 돈 얘기 하자. 요새 투자 어디가 좋더라'라고 말하는데 사실 나는 그런 얘기가 별로 재미가 없다. 그런데 민식이 형한테 그런 얘기를 하면 형도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며 웃었다. 이어 "이제는 얘기를 안 해도 안다. 뭐 하나 딱 봐도 '오늘 형 기분이 별로 안 좋다'고 알 수 있다. 다 안다. 우린 추억이 많으니까"고 자신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한석규.
무엇보다 한석규는 "그리고 관심사가 공동의 관심사다. 그 형님도 내가 떠드는 연기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 방법론은 틀리지만 똑같이 몇십년 계속 탐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최민식이 앞선 '천문'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해 "죽어야 끝나는 공부"라고 말한 점을 인용하며 "그렇게 연기에 대해 내뱉은 말이 '죽어야 끝나는 공부'라고 하는 거다. 그 말이 그거다"라며 탄복했다.
또한 그는 "여러분들이 해석하는 것과 제가 그 문장을 해석하는 건 조금 다르다. 그 사람을 내가 꽤 안다고 아는 사람이니까 그렇다. 그 분이 내뱉는 '죽어야 끝나는 공부다'를 보면서 탄식했다"며 "세종과 장영실도 그런 사이다. 다른 사람에게 세종이 천문에 대해 얘기하면 '뭔 얘기를 하는 거냐. 그거 뭐하러 하시냐. 권력 얘기 하자'고 하는데 세종은 그런 얘기가 재미없었을 거다. 그렇다 보니 장영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얘기하는 게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한석규는 '안여 사건'에 대해서도 "실록에서 장영실의 마지막 기록이 안여를 부실하게 만들어서 곤장 100대를 치라는 얘기가 나온 걸 세종이 20대를 깎아서 80대로 낮춘 거다. 물론 곤장은 30대만 제대로 맞아도 죽는다. 게다가 그 뒤로 장영실에 대한 기록이 없으니 영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굴려서 생각한 거다. 내 생각에 이도라는 사람은 장영실을 절대로 죽일 수 없었을 것 같다. 내가 민식이 형을 죽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본 것처럼. 그래서 '안여 사건'도 세종이 장영실을 살리기 위해 했다고 봤다"며 최민식과의 우정을 세종과 장영실의 우정에 대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비유했다. 
한편, '천문'은 26일 전국 극장가에 개봉된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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