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허진호 감독 "최민식·한석규=경지에 오른 배우들, 100번 봐도 새로워" [인터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2.23 15: 28

'천문' 허진호 감독이 최민식과 한석규의 연기에 대해 "경지에 오른 배우들"이라며 "늘 봐도 새롭다"며 작업한 소감을 털어놨다.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허진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과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최민식은 극 중 조선의 하늘을 연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한석규는 조선의 하늘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을 맡아 열연했다. 두 사람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발점인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했다.

세종과 장영실의 엄청난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특별한 우정은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는다. 장영실은 '안여 사건' 이후 역사적 기록에서 사라지며 행방이 묘연해지는데, 이러한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장영실이 의문만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1997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한 허진호 감독은 감독은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 '행복'(2007), '호우시절'(2009)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멜로 거장'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천문은 '덕혜옹주'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연달아 두 편이나 사극 영화를 찍은 허진호 감독은 "우연히 좋은 이야기가 들어왔고, 잘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서 연출하게 됐다"며 "'덕혜옹주'는 애매한 사극이었고, '천문'은 완전한 사극이다. 물론 사극이 힘든 부분도 많지만, 만들고 나서 보면 사극만이 가진 힘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민식은 인터뷰에서 "허진호 감독이 나와 한석규한테 '천문' 시나리오를 주면서 '세종, 장영실 캐릭터 중에 둘이 알아서 선택하라'고 했었다. 실제로 그랬다. 허진호 감독한테 물어봐도 된다"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정말 그랬었다. 누가 어떤 캐릭터를 해도 상관없었다. '한석규가 다시 세종을 해? 신선할까?'라는 단점도 있겠지만, 만약 최민식이 세종을 했다면 또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며 "세종과 장영실, 둘의 관계에서는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배우를 해야할까?'고민하다가 최민식과 한석규의 조합이 옳다고 판단했다. 한 사람씩 접촉해서 세종을 할지, 장영실을 할지, 정해서 하는 것보다는 둘을 같이 만나서 캐릭터를 제안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제작자의 작전이었다"며 웃었다.
최민식과 한석규는 '천문'에서 최고의 열연을 펼쳤고, 허진호 감독은 "일단 서로간의 신뢰가 크고, 연기자로서 리스펙트가 있다. 그리고 경지에 오른 배우이자 사람들의 연기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두 사람의 연기를 여러 번 봤는데, 볼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연기가 있더라.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서 보는 맛이 있었다. 100번 넘게 봤는데도 '저런 연기가 있었구나' 싶더라. 한석규 배우도 시사회 끝나고, '감독님, 제 영화 보면서 울기는 처음이다'라는 말을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영화 후반부 세종과 장영실이 독대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건 마치 연주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악기로 따지면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같더라. 2개의 악기가 연주되는 느낌이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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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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