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임스 본드, 톰 크루즈, 톰 행크스". 배우 권상우가 '히트맨'으로 주특기인 '짠내' 코믹과 액션 연기를 모두 선보인다. 2019년에 거두지 못한 흥행 부분의 '야망'을 '히트맨'을 통해 노릴 전망이다.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베리굿스튜디오) 측은 23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과 최원섭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히트맨'은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 준(권상우 분)이 웹툰작가 수혁(권상우 분)으로 살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수혁이 국정원 요원 시절 이야기를 술김에 그린 이야기가 웹툰으로 '히트'한다는 설정을 보여준다. 권상우가 전직 국정원 요원이자 웹툰작가인 주인공 수혁 역을, 정준호가 준의 국정원 시절 악덕 교관 덕규, 황우슬혜가 수혁의 아내 미나, 이이경이 준을 보고 국정원 요원이 된 철 역을 연기한다. 최원섭 감독의 상업 장편 입봉작이자, 정준호가 2016년 '인천상륙작전' 이후 4년 만에 출연하는 스크린 복귀작으로 2020년 설 연휴 극장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타이틀 롤 권상우를 향한 기대감이 유독 높다. 그가 국정원 요원으로 고난도 특수 액션을, 웹툰작가로서는 '짠내'나는 코믹함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기 때문. 올해 영화 '두번 할까요?'와 '신의 한수: 귀수 편'으로 연달아 관객들을 만났으나 흥행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타이틀 롤 권상우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하는 터다.
이 가운데 권상우는 '히트맨'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리딩할 때 정준호 선배님을 뵙고 '어떻게 보셨어요?'라고 했을 때 선배님이 저한테 해주신 얘기가 저랑 똑같은 감정이었다. 맨 처음에 보고 '이게 뭐지?'라고 했는데 뒤돌아서 책이 계속 생각나서 계속 생각나서 또 보게 된다고. 그 말을 듣고 똑같이 생각하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워낙 현장에서 신나게 촬영했기 때문에 관객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며 '히트맨'이 보여줄 코믹 액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원섭 감독 또한 "저희 배우들이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그는 "권상우 씨는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썼다. '짠내'나는 액션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건 대한민국 최고라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하며 권상우에 대한 확신을 강조했다.

또한 권상우는 웹툰작가 수혁과 국정원 암살요원 준 두 가지 캐릭터를 모두 다 보여준다는 점에 대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어서 연기하면서 심심하지 않았다. '짠내' 나는 수혁이 입장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 상당히 불안정한 가장이다. 와이프한테도 인정 못 받고, 편집장한테도 시달리고, 딸한테도 부족한 아빠고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사람 한 명 없다. 그런데 웹툰으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한테 쫓기기도 한다. 너무나 불안정한 인물이라 영화 끝날 때까지 빈틈 없고 쉴틈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나아가 그는 "저는 '히트맨'에 대해 야망이 있다. 그나마 제가 잘할 수 있는 두 가지 캐릭터가 모여 있다"며 액션과 '짠내' 코믹 두 가지 면이 모두 모인 작품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공개된 비하인드 영상 속 액션 장면들에 대해 "여기서 액션은 나온 것도 아니다. 진짜 곳곳에서 액션이 나온다"며 "제 자존심이기도 하다"고 최대한 대역 없이 액션 장면을 소화한 노력을 자신했다.

그 덕분일까.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입을 모아 권상우를 칭찬했다. 정준호는 "'007’이라는 영화를 한국에서 찍으면 소화할 배우가 누가 있을까 싶었다. 제가 예전에 한 뮤직비디오에서 권상우 씨랑 나온 적이 있는데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영화로는 처음 만났다. 저도 코미디 영화에서 액션을 많이 했는데 특히 저희 영화는 특공 무술이고 일반 액션보다 고난도 액션이 많다. 합이 조금만 틀려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충분한 연습이 안 되면 촬영 현장에서 적합한 시간 내에 촬영을 마치기 힘들다. 그런데 권상우는 동료 연기자가 보더라도 액션 대역을 거의 다 안 쓰고 위험한 장면을 거의 다 소화하는 걸 보고 대한민국에서 코믹과 액션을 넘나 들면서 잘할 수 있는 연기자는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권상우가 최고 캐릭터로 표현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극찬했다. 그는 박경림이 "권상우 씨가 한국의 제임스 본드라는 거냐"고 묻자 "그 정도? 그 이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우슬혜 또한 "제가 결혼도 안 해봐서 남편하고 자식이 있는 역할을 하려면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는데 가족의 소중함을 찾으려고 하고 극 중에서 욕도 많이 해서 찾아보기도 했다"며 "그리고 제가 권상우 씨를 많이 때리는 역할인데 정말 빨개지도록 때렸는데도 싫은 소리 한번 안 하고 찍어주셨다. 한국의 톰 크루즈라고 봤다"고 칭찬했다.
그런가 하면 이이경은 권상우에 대해 "한국의 톰 행크스"라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탐정' 시리즈의 성공 이후 권상우를 둘러싸고 '짠내'나는 현실적인 코믹 연기를 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 터다. 다만 그렇기에 '히트맨'에서 비슷한 이미지가 겹쳐 보이는 것을 아닐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상우는 "'탐정'의 대만이, '히트맨'의 준과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이번 작품이 조금 더 청년 같다는 느낌이 있다.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 그렇다. 코미디도 있지만 굉장히 액션에 능한 사람이고 대만이가 조금 안주하고 잔머리를 굴리면서 헤쳐나가는 생활연기를 한다면 준은 굉장히 좌불안석에 있는, 항상 불안하고 현실을 탈피하고 싶은 가장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차별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그는 "액션 같은 경우 현장에 조금 일찍 나가서 무술 팀과 집중해서 리허설 할 때도 허투루 하지 않고 집중해서 안 다치고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우리 영화를 보면 터널에서 찍는 굉장히 위험한 장소를 막고 찍어야 하는 씬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시간적인 한계가 있었다. 한여름에 정말 잠깐만 움직여도 온 몸이 땀으로 젖는데 액션 하면 그 장면이 떠오른다. 시간 낭비하지 않고 그 시간 안에 찍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던 게 있다"고 했다.

끝으로 권상우는 "올해(2019년) 1년 동안 '두번 할까요?', '신의 한수: 귀수 편'을 촬영했는데 흥행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 '두번 할까요?'는 냉정하게 말하면 배급을 펼치지 못한 게 있고, '신의 한수: 귀수 편'은 손해보진 않았고 영화계에 저를 알린 영화라 저한테는 자부심 있는 영화라 어떤 작품보다 또 다른 애정과 감정이 깃들었다"며 올해 자신의 성적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히트맨'은 물론 다 소중한 영화지만 뭔가 그 두 편을 통해서 '흥행'이라는 목마름이 가장 많이 기대되는 영화다. 후회되는 건 없다. 제가 이 영화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저 스스로 최선을 다 했고 땀 한방울까지 열심히 했기 때문에 관객 여러분이 판단하시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1월 22일 전국 개봉.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