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은 자퇴한 반항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에서 그동안 보여준 적 없었던 새로운 연기톤을 보여줬다.
강아지를 연상케 하는 깨끗한 외모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을 통해 일약 톱 배우로 등극한 그가 영화 ‘시동’에서는 순한 미소와 함께 허세 섞인 반항기, 일탈을 일삼는 차가운 무표정이 가능한 캐릭터적 무게감을 자랑했다.
달달한 멜로물에서 벗어나 반항기 가득한 정해인의 귀여운 얼굴을 만날 수 있기에 ‘시동'이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하다. 실관객들 사이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영화가 재미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중.


조금산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시동’은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 분)을 만난 고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우상필(정해인 분)이 거친 현실을 맛보는 과정을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영화 ‘글로리 데이’(2016)의 각본 및 연출을 맡았던 최정열 감독의 3년 만의 복귀작.
‘시동’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간 18세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극적인 에피소드에 중점을 두기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원작 웹툰과 영화를 비교해보면, 영화에 특별한 서사가 추가되지는 않았는데 이로 인해 원작의 정체성을 고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상필이 사채업자들과 어울리며 원금과 이자를 받아내고, 집을 나와 지방의 한 중국집 배달부로 취직한 택일의 일상은 웹툰의 스토리와 동일하게 흘러간다.

눈길을 끄는 점은 상필이의 헤어스타일. 일명 ‘덮머리’, ‘반깐 머리’, 모자 쓴 머리 등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했는데 이는 상필의 심리를 대변한다. 극 초반 택일과 생각 없이 놀러다닐 때는 이제 막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생각없이 풋풋한 얼굴이다. 하지만 글로벌 파이낸셜의 직원으로서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기세를 드러내기 위해 드라이를 했고 그 위에 헤어 왁스를 발랐다.
그런가 하면 머리를 다시 내리고 모자를 써 달라진 상필의 심리를 보여줬다. 스펙트럼을 넓힌 그의 탄탄한 연기가 반항아의 삶을 반영한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정해인은 ‘시동’의 홍보차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서비스직”이라며 “(사람들이)여가 시간에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좋은 연기가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