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61) 전 SK 감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제자'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에게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만수 전 감독은 24일 자신이 이끄는 헐크파운데이션을 통해 메이저리그 꿈을 이룬 김광현에 대한 칼럼을 전했다. 지난 2007년 김광현이 프로 데뷔했을 때 이만수 전 감독은 SK 수석코치로 첫 인연을 맺었다. 2012~2014년은 감독과 선수로 함께하는 등 8년의 세월을 같이 보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사랑하는 제자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김광현의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이 드디어 성사됐기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며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선수들만 모이는 곳이다. 저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동료였던 단 쿠퍼 투수코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경기에 뛴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말을 했다. 그 별을 김광현이 땄다. 물론 아직 정착한 것도 아니고, 성공한 것도 아니지만 일단 현실로 이루어 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 전 감독은 조언과 당부도 잊지 않았다. 현역 은퇴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이 전 감독은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경험한 제가 김광현 선수에게 조금이나마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첫째,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빠른 볼에 상당히 강한 장점을 갖고 있다. 빅리그 타자들은 150km가 넘는 투수를 흔히 접할 수 있기에 김광현이 구속만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건 쉽지 않다. 타자들의 습성과 단점을 파악해 공략해야 한다.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이 전 감독은 "전설적인 투수 톰 글래빈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하고 싶다. 글래빈이 작은 체구와 평범한 구속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305승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제구력이었다.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과 타자 바깥쪽 볼에 대한 제구 그리고 뛰어난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광현은 본인의 장점인 빠른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유인구를 잘 구사한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홈플레이트에서 멀리 떨어져 타격하는 선수가 많다. 2019시즌 유난히 잘 던졌던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잘 구사한다면 절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세 번째 조언으로 이 전 감독은 "김광현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체인지업에 대해 좀 더 연마한다면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불펜에서 체인지업을 던질 때 곁에서 지켜보는 투수코치가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게 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하지 말고 포수 미트 한 가운데만 보고 던져서 밑으로 떨어지는 볼을 구사하도록 하라‘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 전 감독은 "제가 SK 지도자 시절 지켜본 김광현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경기할 때 굉장히 공격적이어서 상대 타자들이 수를 읽지 못하게 만든다. 둘째, 투구 후 수비 능력이 좋다. 특히 번트 수비 때 야수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송구한다. 셋째,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선수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매우 착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감독은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부상없이 경험만 쌓는다면 빅리그에서 연착륙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다시 한 번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하며 그토록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멋지게 던질 모습을 상상하며 응원한다. 김광현 화이팅"이라고 글을 맺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