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감독 밝힌 #강남대로 붕괴 #잠수교 해일 #하정우 #이병헌 #전도연(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2.24 17: 47

 “‘백두산’이라는 영화를 빛낸 배우들의 열연, 그들이 관객에게 전하는 감정, 재난영화라는 장르에 스케일 있는 음악이 보시는 분들에게 좀 더 깊은 감동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부분은 저희들의 몫이다.”
이해준(47) 감독과 김병서(41)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백두산’이라는 결과물에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영화는 완성하는 게 아니라 멈추는 것이라고들 한다. 제작진의 입장에서. 저희는 개봉일이 없으면 1년이고, 2년이고 작업을 할 사람들이다. 아쉬움이 없는 감독이 어디 있겠느냐. 최소한의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가 남진 않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두산’(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덱스터 픽처스, 제작 덱스터 픽처스 퍼펙트스톰필름 CJ엔터테인먼트)은 이날 오후 1시 25분을 기준으로 300만 374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했다. 앞서 상영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달려나가고 있다.

영화 스틸사진

‘3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감사하기도 하고 얼떨떨하다”며 “수치는 감사하지만 숫자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표정이 좋아서 감사했다.  무대인사에서 보니 다양한 연령층이 영화를 보셨던데 기대한 만큼 좋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답했다.
‘백두산’은 첫 시작부터 개봉하기까지 무려 5년이나 걸린 대형 프로젝트. 이해준 감독은 “김병서 감독과 다음 영화를 같이 하기로 하고 어떤 영화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예전에 백두산 다큐멘터리를 봤던 걸 떠올렸다. 백두산이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한반도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공감할 거 같았다. 화산 폭발이라는 소재가 한국영화계에선 처음이니 기술적, 이야기적인 면에 집중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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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서 마지막 4차 폭발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는데, 작전의 성공 가능성은 3.48%.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남한의 특전사 조인창(하정우 분)과 북한의 비밀요원 리준평(이병헌 분)이 의기 투합한다. 두 사람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백두산 폭발을 막기로 하는데 이같은 아이디어는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분)의 이론에 근거해 착안해낸 해결책이다.
두 감독은 “나사(NASA)에서 (미국 최초 국립 공원) 옐로우스톤 화산지대 폭발을 우려하며 내세운 슈퍼 화산 냉각 계획이라는 게 있다. 실제로 그런 기사를 접하면서 ICBM을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이해준 감독은 “남과 북의 상황에서 극적인 상황을 생각해봤다. 사실성을 부여하다 보니, 현재 남과 북이 갖고 있는 현실에 극적인 사실을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김병서 감독과 이해준 감독은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대본, 촬영, 편집 작업까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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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서 감독은 “인물과 각종 서사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걸렸다. 초고가 나온 다음에도 장르 안에서 많은 분들과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했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김용화 감독, 하정우 배우와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눴고 수정고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둘이서 시작했던 게 셋, 넷이 됐다. 최소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까,싶어서 여러 번의 회의를 거듭했다. 사이 사이에 여러 인물이 있었고 서사도 그 캐릭터들에 따라 달라졌었다”라고 그간의 과정을 회상했다.
두 감독은 자신들만의 취향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만들어나갔다. 이해준 감독은 “‘백두산’이라는 제목 이외에 다른 제목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이 제목 자체가 동시에 영화의 전체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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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꿈을 키웠다. 여러 영화에서 본 플롯, 클리셰가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거 같다. 뿐만 아니라 버디 영화들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대중 오락 영화의 틀 안에 녹아 들었다.”
화산 폭발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단테스 피크’, ‘볼케이노’, '폼페이: 최후의 날' 등이 있다. 이와 다른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강남역이 무너진다는 게 좀 그렇지만 그곳은 우리가 가는 낯익은 공간이다. 재난을 체험적으로 보게 된다는 게 차별점일 수 있다”라고 답했다. 
오프닝에서 나온 강남대로 지진 및 건물 붕괴 장면에 대해 “하정우가 강남역 골목에서 운전을 한 것도 있다. 블루 스크린을 설치한 곳에서 연기하기도 했고. 실내에서는 짐볼 위에 진동을 주면서 하정우가 (모형차에서) 운전을 했다. 후반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백두산’은 국내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잠수교에서 촬영을 허가받았다. “굉장히 익숙한 공간인데 거기가 섭외가 될지 몰랐다. 잠수교의 특성상 영화에 나오면 재미있겠다,싶었다. 이게 다 제작팀의 노력이다”라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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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감독은 “백두산이 4번의 폭발 단계를 거치는데 저희로선 4번의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강은 높이가 너무 과장되니, 잠수교라는 높이가 적당했다”며 “잠수교는 최지영(수지)이 가고자 하는 여정 속에, 자연스럽게 놓여있는 장소다 보니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잠수교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두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감탄이 나왔다. 이병헌이 리준평을 연기할 때 설정된 인물이 아닌 실제 사는 인물처럼 표현했다. (가상의 인물을) 땅에 발을 딛게 해줬다고 할까. 풀어질 때 풀어지고 감정을 잡을 땐 확실히 감정을 잡았다”고 칭찬했다.
리준평의 아내로 깜짝 출연한 전도연에 대해서는 “한 장면 나왔지만 눈물샘을 자극한 연기를 보여줬다. 선화 역에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필요로 했는데 딱 한 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전도연이 선화라는 인물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어렵게 부탁을 드렸는데 작품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게 출연을 결심해주셨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재난영화에 가족애가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재난 속에 인물들의 여정이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지켜내기 위해 향하는지 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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