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이하 한국시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의 꽃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종료된 이후 전세계 많은 팀들은 본격적으로 로스터 개편에 돌입했다. 몇몇 팀들은 상황에 맞춰 단숨에 우승 전력을 갖췄고, 상위권 도약을 위해 ‘알짜 보강’을 구축한 팀들도 있었다.
바다 건너 북미의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에서도 영입 전쟁은 매우 활발했다. 핵심 선수들이 잔류 대신 이적을 선택해 시장은 요동쳤다. 이에 OSEN은 2020년을 약 일주일 앞둔 현재 LCS 오프시즌의 현황을 살펴 보았다.
▲이적시장 승리팀? EG-TSM 우수한 전력 구축

순식간에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 탄생했다. 지난 1999년 창단한 종합 게임단 이블 지니어스(EG)는 지난 9월 퇴출된 에코 폭스의 시드권을 3300만 달러(약 384억 원)에 인수해 LCS에 복귀했다. 다른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총 상금 순위 3위에 올라 있는 이블 지니어스는 당시 LCS 합류에 대해 “단단히 자리 잡겠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이블 지니어스의 오프시즌 투자는 지난 11월 20일 진행된 ‘스벤스케런’ 데니스 욘센의 영입을 신호탄으로 불을 뿜었다. 이블 지니어스는 데니스 욘센을 시작으로 클라우드 나인의 서포터 ‘제이잘’ 트리스탄 스티뎀, 100씨브즈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 유럽의 신인왕 출신 미드 라이너 ‘지주케’ 다니엘레 디 마우로를 팀에 끌어들였다.
이블 지니어스와 계약한 선수들의 공통점은 ‘높은 고점’이다. 배준식, 데니스 욘센, 다니엘레 디 마우로는 모두 리그에서 우수한 활약을 펼친 적이 있는 선수들이다. 배준식은 전성기인 T1(전 SK텔레콤) 시절 안정적인 포지션과 폭발적인 딜링 능력으로 T1의 황금기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북미로 거처를 옮긴 2019시즌은 힘든 상황에서도 서머 시즌 전체 원거리 딜러 중 KDA 3위(5), 분당 데미지 6위(534)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데니스 욘센은 북미-유럽 리그에서 활약한 약 6년 간 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한 선수다. 특히 지난 2019 LCS 서머 시즌에서는 ‘코어장전’ 조용인,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 등 리그 내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다니엘레 디 마우로는 최근 부진을 겪었지만 ‘2018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 스프링 시즌 신인왕에 선정된 적이 있는 선수다. 나란히 클라우드 나인에서 이적한 트리스탄 스티뎀, ‘쿠모’ 콜린 자오 또한 관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블 지니어스와 함께 전통의 강호 TSM(Team SoloMid) 또한 영입 전쟁에서 승리해 신바람을 냈다. 먼저 지난 10월 TSM은 팀의 정신적 지주인 ‘비역슨’ 소렌 비어그와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소렌 비어그는 소유주 ‘레지날드’ 앤디 딘과 함께 같은 목표를 가지고 팀을 개편할 예정이다. 소렌 비어그는 ‘라인업, 코칭 스태프 구성’ 등 선수 이상의 권한을 얻었다.
TSM은 소렌 비어그와 함께 2020시즌을 돌파할 선수로 2019 롤드컵에 출전한 스플라이스의 원거리 딜러 ‘코베’ 캐스퍼 코베룹을 낙점했다. 캐스퍼 코베룹은 2019 LEC 스프링 시즌에서 MVP 포인트 공동 3위(5회)를 달성하고 ‘All-Pro Team’ 원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실력은 확실하게 입증된 선수다. 캐스퍼 코베룹을 뒷받침할 ‘바이오프로스트’ 빈센트 왕은 조용인, 데니스 욘센과 함께 2019 LCS 서머 시즌 MVP 포인트 공동 1위(5회)를 기록한 바 있다.

▲현상 유지 팀 리퀴드… ‘브록사’로 빈 퍼즐 맞춰
현재 팀 리퀴드는 LCS 역사상 이견 없는 ‘왕조’를 보내고 있는 팀이다. 팀 리퀴드는 지난 8월 26일 2019 LCS 서머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4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5월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팀 리퀴드는 북미 팬들에게 ‘롤드컵 호성적’의 희망을 선사했다.
그러나 2019 롤드컵에서 북미는 다른 지역에 완벽하게 밀리며 추락했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팀 리퀴드는 3승 3패로 2년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팀 리퀴드는 오프 시즌 유럽 최고의 정글러였던 ‘브록사’ 매즈 브록 페데르센을 영입해 롤드컵 성적을 위한 퍼즐을 맞췄다.
매즈 브록 페데르센은 지난 2018년 프나틱이 시즌 통합 챔피언 왕좌에 오르는데 일조했다. 당시 프나틱은 2년(2016, 2017년) 연속 시즌 우승컵을 휩쓴 G2의 독주를 저지하며 2018 롤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매즈 브록 페데르센은 탄탄한 기본 실력과 함께 2018시즌 통합 승률 69%(60승 27패, KDA 6.4)를 기록한 바 있다.

▲탑 라인 ‘후니’ 세운 디그니타스, ‘유두무미’ 전락 위기
디그니타스(전 클러치 게이밍)의 행보는 평범하게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는 팀보다 더욱 암울하다. 지난 11월 12일 ‘후니’ 허승훈과 2년간 230만 달러(약 26억 7600만 원)의 재계약 협상에 성공한 디그니타스는 이후 이적 시장에서는 완전히 패자가 됐다.
디그니타스는 핵심전력 ‘코디선’ 쑨리위, ‘벌칸’ 필립 라플레임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선수를 한동안 찾지 못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당시 디그니타스가 허승훈에게 투자한 금액은 로스터 전체 예산의 33%였다. 북미 e스포츠 매체 ‘닷이스포츠’는 “허승훈은 경험이 많은 선수이지만 뒷받침할 라인업도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새로운 원거리 딜러로 TSM 아카데미 소속의 ‘존선’ 존슨 응우옌을 영입한 디그니타스는 미드-서포터에 각각 베테랑인 ‘프로겐’ 헨리크 한센과 ‘아프로무’ 재커리 블랙을 배치했다. 구색만 맞춘 영입에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두 선수는 과거 멋진 활약을 펼쳤으나, 지금은 전성기와 거리가 멀다. 몇몇 팬들은 “하위권에 머물 로스터다”며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