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기대작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관객들과 만났다.
26일 개봉한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과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1997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한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허 감독은 그동안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 '행복'(2007), '호우시절'(2009)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멜로 거장'으로 자리잡았다. '천문'은 '덕혜옹주'에 이어 두 번째 사극 연출작이다.

최민식은 극 중 조선의 하늘을 연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맡았고, 한석규는 조선의 하늘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을 연기했다.
'명량'(2014), '봉오동 전투'(2019)에서 이순신 장군, 홍범도 장군을 열연해 울림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홀린 최민식은 이번에도 실존인물인 장영실로 분해 열연했다. 하늘의 별을 사랑하고, 세종에게 충성을 다하는 장영실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한석규는 2011년 방송된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또 한번 세종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익히 알려진 인자한 모습의 세종이 아닌 훈민정음 반포와 집현전 학사 살인사건으로 고뇌하는 세종의 색다른 모습을 연기하면서 그해 연기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천문'에서는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세종을 표현하면서 시사회 직후, "역시 한석규"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1999년 개봉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발점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해 호흡을 맞췄다. 영화 속에서 성군 세종과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신분을 뛰어넘는 진한 우정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소화해 큰 울림을 선사한다.
세종과 장영실의 엄청난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특별한 우정은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는다. 장영실은 '안여 사건' 이후 역사적 기록에서 사라지며 행방이 묘연해지는데, 이러한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장영실이 의문만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최민식과 한석규 외에도 세종에게 직언하는 영의정(신구 분), 정남손(김태우 분) 등 문무대신들과 세종과 장영실의 천문 사업을 둘러싸고 세종에 조력하는 호조판서 이천(김홍파 분), 숭록대부 조말생(허준호 분), 여기에 선공감의 조순생(김원해 분)과 임효돈(임원희 분), 세자 이향(박성훈 분), 장영실의 수양딸 사임(전여빈 분) 등이 극의 긴장감을 살린다.
한국영화 빅3(백두산, 시동, 천문) 중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연말 극장가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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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