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남일, "이제 '빠따' 아닌 '버터 감독'...맛있고 달콤한 축구 선사할 것"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19.12.26 14: 49

"이제 '빠따'가 아니라 버터다.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선사하겠다."
26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김남일 성남 신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성남은 지난 23일 2020시즌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김남일 감독을 선임했다. 세부적인 계약 기간과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구단은 김 감독에 다년 계약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성남은 지난 16일 K리그1 승격과 잔류를 이끈 남기일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며 감독직에 공백이 생겼다. 이후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고심한 끝에 김남일 감독을 선임했다. 

취재진 앞에 선 김남일 감독은 "2년간 성남 이끌었던 남기일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전한다. 감독으로서 많이 부족하지만 저를 믿고 맡겨주신 은수미 구단주님께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발을 내딛는데 부담감이 없지않아 있다. 우려하는 것들을 결과로 말하겠다. 평가는 시즌이 끝난 후 받겠다. 제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좋은 감독이 되겠다. 선수단을 잘 파악해서 1월 전지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남일 감독은 “성남은 수비적인 측면에서 강했지만 공격적인 모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감하고 용감한 플레이를 시도할 것이다. 적극적이고 강인한 수비를 통해 실점에 대비를 하겠다”라며 달라진 팀의 모습을 예고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 목표를 제시한다는 게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라는 신중한 입장과 동시에 "개인적인 목표는 파이널A 진출이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과 성남의 계약 기간 등 조건이 비공개인 것에 대해 그는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구단 협의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김 감독은 "성남과 인연이 없는데 구단이 나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성남의 팀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나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감독 교체로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잘 잡아줄 것이라고 구단에서 판단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역동적인 성남의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그는 "내 철학은 축구를 즐기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경우에는 대표팀, 프로팀에 있었는데 아쉬웠던 부분이 플레이가 단순하고 딱딱한 것"이라며 "선수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과거 신태용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코치로서 선수들의 정신 상태에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일명 '빠따'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철이 없을 때 했던 얘기다. 빠따가 아닌 버터로 하겠다. 선수들, 팬 분들께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선사하겠다"라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기자회견이 열리기 몇 시간 전 설기현 성남 전력강화실장의 경남행 소식이 들렸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끈 동료들이 새로운 성남을 만들 것이란 기대가 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성남에 와서 기대가 컸다. 설 실장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개인적인 의견을 존중한다"라며 "좋은 감독이 될 것"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김 감독인 성남에서 감독으로 데뷔하는 초보 지도자다. 이런 우려에 대해 그는 "시즌이 끝나고 경험에 대한 부분들은 결과로 보여주겠다. 제의를 받았을 때 자신이 없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승낙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차기 시즌 선수단 구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알다시피 올해 같은 경우에는 성남이 득점에 있어 빈곤했다. 그 부분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 우선적으로 용병 공격수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고 홀딩 미드필더와 센터백도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이적설이 돌고 있는 골키퍼 김동준을 붙잡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감독은 "김동준은 많은 팀의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성남 유스 출신으로 팀과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선수와 미팅을 했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적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적설을 일축했다.
정경호 상주 상무 코치 영입 소식도 전했다. 김 감독은 "수석 코치로 상주의 정경호 코치를 수석코치로 모셔오려고 한다. 스태프 구성은 마무리 단계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에 가서 선수들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 밸런스 부분을 신경 쓸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또한 "2차 전지훈련 때는 실전 같은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릴 계획을 잡았다"라고 덧붙였다./raul1649@osen.co.kr
[사진] 성남=조은정 기자/ce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