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다. 화려한 캐스팅에, 쌍천만을 기록한 '신과함께' 제작사와 CJ엔터테인먼트의 공동배급, 그리고 순 제작비 26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연말 개봉작 중 최고의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만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면 관객들은 냉정하게 뒤돌아서지만, '백두산'은 개봉 7일째 400만을 돌파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제작 덱스터픽쳐스·퍼펙트스톰필름·CJ엔터테인먼트)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극 중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와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을 맡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북한 스파이 배역을 맡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하정우는 모두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 대한민국 EOD 대위 조인창을 연기했다. '더 테러 라이브'(2013), '터널'(2016) 등을 통해 재난영화 장인으로 거듭난 하정우는 '백두산'이라는 가장 강력한 재난에 맞서, 허점 많으면서도 책임감 넘치는 인물을 실감 나게 소화했다.
또한, 마동석은 수년 전부터 백두산 화산 폭발을 연구해 온 프리스턴 대 소속의 지질학 교수 강봉래, 전혜진은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민정수석 전유경, 배수지는 홀로 서울에 남아 거대한 재난에 맞서게 되는 조인창의 아내 최지영으로 분해 열연했다.
여기에 마약에 찌들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리준평의 아내가 잠깐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를 전도연이 연기했다. 영화 전체 러닝타임에서 5분밖에 되지 않는 분량임에도, 신 스틸러로 손꼽힐 만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병헌과 하정우부터 전도연까지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백두산'은 휴화산(과거에는 분화하였으나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 화산)인 백두산에서 '실제로 화산이 폭발한다면?'이라는 픽션을 가미해 완성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과 학계에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라고 분석해, 더욱 흥미와 관심을 끄는 소재이기도 하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에서 CG를 담당했는데, 첫 시퀀스인 서울 강남의 초고층 건물들이 백두산 폭발 직후, 엄청난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한강 해일, 현수교 붕괴 장면 등은 국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특수효과 기술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CG를 상상하면서 작업한 배우들의 연기도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다.
'백두산'은 12월 26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7일째 누적관객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1,626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를 쓴 '극한직업'과 1,298만 명을 동원한 '도둑들'의 기록보다 빠른 속도이다. 또 한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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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