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조인창(하정우 분)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리준평(이병헌 분)을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인창이라는 역할이 내게 딱 맞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수부대 조인창은 전역까지 미루고 대원들과 함께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을 만난다.
수염이 덥수룩해 공포감을 안긴 준평은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인창을 자극해 극심한 갈등을 겪지만, 화살 폭발을 막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 나간다. 결국 ‘백두산’은 리준평과 조인창의 뜨거운 우정이 주를 이룬다.
하정우는 “이병헌 형의 작품을 봐왔고 형 역시 제 작품을 봤을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익숙한 거다. 또 사석에서 많이 만나기도 했었고. 촬영장 분위기가 별개 없었다”라며 “형은 정적인 느낌으로 에너지를 비축한다면 저는 동적인 느낌으로 에너지를 채웠다”라고 전했다. 한국 영화계에서 한가락씩 하는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재난액션 ‘백두산’은 하정우도 제작자로서 열정을 갖고 참여한 작품이다. 그의 친동생인 김영훈 대표가 경영하는 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에서 영화 ‘싱글라이더’(2017), ‘PMC: 더 벙커’(2018), ‘클로젯’(2020)에 이어 만든 작품.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이 지난 2014년 시놉시스를 쓰기 시작해 올 2월 크랭크인 하기까지 세상에 내놓는 데 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촬영이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은 사전 작업과정이 그만큼 탄탄했다는 방증이다.
하정우는 “‘PMC’를 준비함과 동시에 ‘백두산’도 준비하고 있었다. 리준평 역할로 모두가 이병헌을 원했다”며 “저는 ‘싱글라이더’를 하면서 형을 알고 있었기에 시나리오를 드렸다. 형이 ‘미스터 션샤인’을 찍고 있을 때였는데 제가 전화를 해서 대본을 어떻게 봤느냐고 물었다. 주말동안 읽고 답을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읽자마자 바로) 답변을 해줘서 같이 하게 됐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하정우는 “병헌이 형과 같이 해보니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보면 우주 슈퍼 대스타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만나 보니 인간적인 느낌을 받았다. 털털했고 따뜻한 인간미를 지녔다”는 소감을 전했다.
“병헌이 형이 매 테이크 갈 때마다 열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20대, 30대 같은 열정이 느껴졌다고 할까. 악마 같이 완벽해서 ‘혹시 이 열정까지 계획된 건가?’ 싶었다.(웃음) 사실 악마라는 별명을 지어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알랭 들롱을 밀어서 제가 ‘그럼 알랭 들롱 하세요’라고 했다(웃음).”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