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일침→박나래 '한숨' 수습까지" 김구라, 올해 연예대상의 남자(종합)[Oh!쎈 이슈]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12.30 13: 32

  방송인 김구라가 단연 올해 '연예대상의 남자'가 됐다.
지상파 '2019년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을 뽑는다면 이는 김구라일 것이다. 어떤 수상자보다도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 것. '김구라가 돌아왔다', '동현이(김구라 아들)보다 힙합이다' 등의 반응이 쇄도했다. 무슨 일일까.
이는 김구라가 지난 28일 오후 생방송된 ‘2019 SBS 연예대상’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이날 대상 후보에 오른 김구라는 개인 인터뷰 시간이 되자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유재석, 신동엽, 백종원, 김병만, 김종국과 함께 대상 후보에 올랐던 바.

김구라는 "사실 제가 대상 후보인 거 자체가 제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가 납득이 될까, 걱정스럽다"라고 말문을 연 후 "방송사에서 8명을 넣은 거 같은데.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저는 굉장히 기쁜데 제가 올해부터 약간 좀 무드(분위기)가 변해서 억지로 표정짓지 못하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김구라는 또 "'동상이몽'이 우수 프로그램상을 타면서 제가 대표로 받았는데 사실 제가 받을 만한 건 아니었다. 부부들과 제작진이 애쓴 프로그램인데 제가 거기 나가는 것 자체가…일단 저도 스튜디오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으로 오늘 여기 2시간 반 앉아 있었다"라고 말해 놀라움과 웃음을 동시에 안겼다. 이 같은 김구라의 여과없는 발언은 지상파 시상식에서 보고 듣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 그는 "제가 목도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회를 봐서 가려고 한다"라는 농담까지 덧붙였다.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거 자체가 영광스럽다"라고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나름대로 앉아 있는 거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이중적인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김구라.
 
또 MC 김성주가 "촉이 좋으신 분인데?”라고 하자, “어쨌든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연예대상’이 이제 물갈이를 할 때가 아닌가. 얼마전에 KBS(연예대상)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국민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보니 5년~10년 된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돌려먹기식으로 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제 더 이상 쓸떼없는 저 빼고 양강(구도)으로 해서 백종원, 유재석에 신동엽 정도만 넣어주자. 셋이 가는 게 긴장감이 있다"라며 "나하고 서장훈은 왜 앉아 있냐. 김종국도 사실 그렇다. 저 친구도 방송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너스레 떨고 앉아 있고. 쟤도 40대 중반이다. 나 이 얘기 정말 하고 싶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현장은 그야말로 초토화.
끝으로 그는 "대상 후보로 8명을 뽑아 놓고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시간~2시간씩 떼우는 거 더 이상 하지말라"며 "방송 3사 본부장들이 만나서 정확히 해라. 여러분들 광고 때문에 이러는 거 제가 안다. 더 이상 이러지 말아라. 이제 바뀔 때 됐다"라고 말했다.
'셀프 디스'와 '시스템 비판'이 공존한 이 같은 김구라 발언의 파장은 컸다. 온라인은 뜨거워졌고, 시청자들은 대부분 '맞는 말'이라며 김구라의 발언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다음 날. 29일 방송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도 김구라가 등장했다. 이날 MC 피오가 대상 후보인 김구라에게 “오늘 대상은 누가 가능성이 있을까요?”라고 묻자 김구라는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더라고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웃음바다. 
그는 "어제 유재석 씨가 대상을 받았는데, 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져서 죄송스럽기도 하다. 생각했던 걸 과장된 퍼포먼스로 얘기한 건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에 MC 전현무가 “피오 씨 질문은 누가 대상 받을 것 같냐였는데요?”라고 하자, 김구라가 “피오, 너 바보야?”라고 말한 후, 박나래와 유재석을 꼽았다. 이어 그는 “바보라 한 거 농담이야”라며 피오에게 사과해 눈길을 끌기도.
전날 이른바 '한숨' 사태로 일부의 화살을 받은 박나래와 같은 맥락에서 김구라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 이어 김구라는 “사실 김성주 씨와 박나래 씨가 (전날 시상식에서)과장 퍼포먼스에 예능적 리액션을 한 거다. 박나래 씨도 너무 괘념치 말아달라"고 말하며 상황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자칫 억울할 수 있었던 박나래에 대한 오해도 잠재워졌다.
김구라의 발언과 바람처럼 지상파 연예대상 시상식이 바뀌는 날이 올까.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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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KBS 화면캡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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