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났지만 쉴 틈이 없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19)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간다. 데뷔 첫 시즌을 치른 뒤 체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바쁜 하루를 보낸다.
오전에 러닝, 캐치볼, 보강 훈련을 소화하고 오후에는 복싱 체육관으로 향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저녁 식사 후 이한일 전 삼성 트레이너가 운영하는 재활 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힘겨운 일정에 녹초가 되기 일쑤. 그러나 자신과의 타협은 없다.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원태인은 "나 자신에게 더 독해지려고 한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 시즌 초반에 잘 풀리다 보니 나약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마감하게 돼 아쉽지만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구원왕 출신 손승락(37)의 권유로 복싱을 시작하게 됐다. "사촌 형과 친분이 두터운 손승락 선배님께서 복싱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시작했는데 여러 부분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공을 던져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순발력과 스피드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원태인의 말이다.
그는 경북고 1년 후배이자 2020 삼성의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황동재와 함께 훈련하며 능률이 배가 된다고 했다. 그는 "1월 팀 훈련 합류를 앞둔 동재에게 저녁에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했다. 같이 하니까 덜 힘들고 재미있다"며 "동재가 잘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정말 열심히 하고 끊임없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는 몸무게로 돌아가기 위해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합류 전까지 식단 조절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는 "고교 시절 가장 좋았을 때 몸무게가 지금보다 조금 더 가벼운 80kg 후반이다. 몸을 가볍게 해서 캠프에 가면 더 좋을 것 같아 먹는 것도 조절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훈련 못지 않게 휴식도 중요하다. 원태인은 "아버지(원민구 전 경복중 야구부 감독)와 상의해 쉬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푹 쉰다"고 했다. 한창 놀고 싶을 나이인데 바쁜 하루를 보내는 원태인. 지금 흘린 땀방울이 다음 시즌에 값진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