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가이드라인, FA 협상 장기화 부채질하나? [오!쎈 이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12.31 17: 32

오지환 가이드라인의 영향일까?
대어급 FA 전준우 김선빈 안치홍의 협상이 연말을 넘기게 됐다. KBO가 11월 초 FA 자격선수를 공시한 이후 선수들의 에이전트와 구단 실무 담당자들은 꾸준히 만나왔다. 그러나 계약 합의는 발표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선수와 구단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눈높이는 FA 시장이 활황세였던 시기에 있다. 반면 구단의 눈 높이는 효용성을 강조하면서 훨씬 아래에 있다. 구체적으로 금액을 비교하자면 선수들은 60~70억 원대에 있다면 구단은 30~40억 원대에 있었다. 내야수 오지환이 LG 트윈스와 계약하면서 드러났다. 

오지환은 백지위임을 하면서 4년 40억 원을 받았다. 계약금 16억 원, 연봉 6억 원이다.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 11시즌 동안 120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1리 1057안타 103홈런 188도루 530타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20홈런을 기록해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최초로 시즌 20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오지환의 계약이 나머지 FA들에게 미묘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오지환이라는 기준이 생겼다. 김선빈은 같은 유격수로 실적을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안치홍과 전준우는 타격에서 우등 성적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오지환보다는 낫다고 목소리에 힘을 넣을 수 있다.    
문제는 구단의 책정액이 오지환보다 낮은 경우이다. 구단의 방침과 평가방식에서 LG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오지환보다 못한 게 없다"고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 오지환보다 낮은 조건이라면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눈높이보다 확 낮아진 시장상황에 오지환 가이드라인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 셈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확실하게 FA 거품이 빠지는 것은 추세였는데 이번에 오지환이라는 새 기준이 나왔다. 아무래도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다른 FA 선수들도 오지환을 기준으로 생각할 것이다. (오지환의 금액과) 구단 책정액에서 차이가 난다면 협상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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