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명승부로 뇌리에 남아있다. 마무리 김병현이 4~5차전 연속 치명적인 홈런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7차전에서 루이스 곤살레스의 끝내기 안타로 애리조나가 창단 첫 우승을 장식한 짜릿한 드라마였다.
당시 콜 칼훈(33)은 14세 소년이었다. 애리조나주 벅아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칼훈도 애리조나를 응원했다. 2001년 애리조나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승 순간의 짜릿함도 만끽했다. 그랬던 칼훈이 이제 선수로 고향팀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는다. 3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는 외야수 칼훈과 2년 보장 1600만 달러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칼훈은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가 나에 대한 옵션을 포기하자마자 애리조나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나를 원하는 팀에 가고 싶었고, 애리조나는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매력적인 곳이었다”며 어린 시절 애리조나 팬이었다고 밝혔다.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 곤살레스의 빗맞은 타구가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를 넘어 끝내기 안타가 된 순간을 떠올린 칼훈은 “그때 난 정신을 잃었다. 애리조나 팬으로서 지금까지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솔직히 꿈이 이뤄진 것 같다. 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다이아몬드백드 팬으로 성장했다. 어릴 때 항상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이제 기회를 갖게 됐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2001년 월드시리즈 7차전 끝내기 안타를 친 루이스 곤살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01/202001010004771183_5e0b68cb2fda5.jpg)
애리조나 주립대학을 거친 좌타 외야수 칼훈은 2010년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고,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8시즌 모두 에인절스에서만 뛰었다. 통산 966경기 타율 2할4푼9리 884안타 140홈런 451타점 OPS .747을 기록했다. 2015년 26홈런을 치며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 159경기 타율 2할3푼2리 33홈런 74타점 OPS .792로 개인 최다 홈런 시즌을 보냈지만 에인절스에서 2020년 연봉 1400만 달러 옵션을 실행하지 않아 FA로 풀렸다. 하지만 아쉬움을 딛고 고향팀 애리조나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2020년 600만 달러, 2021년 800만 달러를 받으며 2022년 900만 달러 구단 옵션이 포함됐다. 옵션 포기시 바이아웃 금액은 200만 달러.
마이크 헤이젠 애리조나 단장은 “칼훈의 수비, 공격, 출루와 파워는 우리 팀에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프시즌 우리 팀의 영입 대상이었다”며 “매일 경기에서 경기에 나올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주전 우익수로서 활약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