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가 연 2019년 KBS 드라마는 ‘동백꽃 필 무렵’이 닫았다. ‘왜그래 풍상씨’의 분투 속에 KBS 드라마에 훈풍이 불었고, ‘닥터 프리즈너’, ‘단, 하나의 사랑’, ‘조선로코-녹두전’ 등으로 상승 기류를 탄 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정점에 올랐다. 어느 때보다 소문난 잔치였던 KBS 드라마는 시상식에서도 트로피가 풍성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는 ‘2019 K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진행은 방송인 전현무와 배우 신혜선이 맡았다.


올해 KBS 드라마는 어느 때보다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최고 시청률 22.7%(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왜그래 풍상씨’가 2019년의 문을 열었고, 최고 시청률 23.8%를 나타낸 ‘동백꽃 필 무렵’이 그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는 ‘닥터 프리즈너’,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 벌’, ‘저스티스’, ‘퍼퓸’, ‘단, 하나의 사랑’, ‘조선로코-녹두전’ 등이 배치됐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등의 주말극과 ‘왼손잡이 아내’, ‘여름아 부탁해’, ‘우아한 모녀’, ‘꽃길만 걸어요’ 등 일일극이 편성돼 시청자들과 만났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2019년 KBS 드라마가 의미있다. 스타 PD, 스타 작가, 스타 배우들만 고집한 게 아닌, 신선한 작품들이 속속 배치되면서 시청률과 화제성, 인기를 모두 잡은 것. 하나의 작품이 특출나지 않고 모든 작품이 고루 인기를 끌면서 KBS 드라마는 부흥기를 맞았다.

29편의 작품, 총 방송 분량 678시간, 1209명의 배우, 7981명의 스태프가 2019년 KBS 드라마를 상징하는 숫자다. 이들의 노력으로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웃고, 울고, 즐길 수 있었다.
소문난 잔치였던 ‘2019 KBS 연기대상’은 트로피도 풍성했다. 대부분의 수상 부문에서 공동 수상이 나온 것. 때문에 각 부문마다 공동 수상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트로피를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과 훌륭한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많았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공동 수상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KBS 드라마가 소문난 잔치였다는 점을 증명한다.

소문난 잔치이기도 했지만 치열한 접전이기도 했다. 특히 ‘대상’의 경우에는 시상식 전부터 공효진, 유준상, 김해숙이 거론될 정도로 치열했다. 세 명 공동 수상이라는 건 유례가 없었기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는데, 유준상이 최우수상을, 공효진이 대상을 받으며 궁금증이 해결됐다.
대상 뿐만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후보들의 면면만 봐도 누가 수상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일례로 남자 최우수상의 경우 강하늘, 유준상, 남궁민, 박신양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 누가 수상을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였던 만큼 접전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한 건 아니었다. ‘대상’의 경우에도 공효진이 홀로 대상을 받으면서 5년 만에 단독 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KBS는 공동 대상을 주면서 상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공효진의 활약은 단독 대상을 받아도 이견이 없었다.

공효진이 받은 대상과 작가상(임상춘), 남자 조연상 중편 드라마 부문(오정세), 남자 청소년상(김강훈)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문에서는 공동 수상이 이뤄졌다. 그래서 트로피는 더욱 풍성했다. 소문난 잔치는 공효진의 ‘대상’으로 마무리됐다.
2020년에도 KBS는 ‘어서와’, ‘영혼수선공’ 등 신선한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왜그래 풍상씨’가 열고 ‘동백꽃 필 무렵’이 닫은 게 아닌, 2019년의 상승 기류를 2020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