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나가는 수원의 차가운 겨울... 보강 대신 기존 자원 이탈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1.02 14: 31

더해도 모자랄 판에 나가기만 나간다.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는 수원 삼성의 눈물겨운 현실이다.
2년 만에 다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수원의 겨울은 너무나 차갑다. 지난해 극적으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것과 너무나 대조된다.
수원은 지난해 11월 데얀을 대신할 외인으로 캐나다 국가대표 수비수 도닐 헨리를 영입한 이후 제대로 전력 보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K리그3 화성 FC서 이용혁을 영입한 것이 끝이다.

단순히 영입이 없는 것을 떠나서 수원은 기존 자원들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있다. 12월 내내 자유계약 신분 선수들과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수원이 보여준 태도 역시 ACL에 진출하는 구단이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부주장' 신세계와 재계약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시즌 부진한 만큼 연봉을 고려하면 신세계와 재계약은 포기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대체 선수 마련에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벌써 준척급 오른쪽 풀백들은 다른 구단들과 계약을 앞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수원은 지난 시즌 팀 수비의 중심이었던 중앙 수비수 민상기와 구자룡이 모두 FA로 풀리자 연봉을 고려해서 두 선수 중 한 명만 잡으려고 움직였다고 한다.
K리그 이적 시장에 능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수원 구단은 민상기 대신 구자룡과 재계약을 우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북 현대가 구자룡에 접근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 관계자는 "전북이 FA로 풀린 구자룡에 접근하자 수원이 입장을 바꿨다. 경쟁을 포기한 수원은 연봉을 고려해 구자룡 대신 민상기와 재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닐 확률이 높다. 수원의 '주포' 타가트 역시 다음 시즌 거취가 불투명하다. 중국 슈퍼리그 팀들이 그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수원은 지난 여름 이적 시장서 중원의 핵심 사리치를 팔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만약 타가트마저 떠난다면 수원은 6개월 사이 공격과 중원, 수비의 핵심을 모두 팔아치우는 것이다.
FA컵 우승 직후 이임생 감독과 '주장' 염기훈은 구단에 ACL 무대를 위한 최소한의 전력 보강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더하기는커녕 기존 자원이 나가는 소식만 들리고 있다.
당초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중앙 수비수 보강과 군 입대를 앞둔 전세진의 공백을 채울 측면 공격수 영입을 당부했다. 그러나 기존 주전 중앙 수비수는 팀을 나가는데, 측면 보강 소식 역시 잠잠하다.
뎁스가 두껍지 않은 수원 스쿼드를 고려하면 ACL까지 병행해야 하는 2020시즌 전력 보강은 필수적이었다.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이임생 감독과 '주장' 염기훈은 FA컵 우승 직후 구단에 보강을 요청했다.
그러나 더하기는 커녕 기존 자원의 이탈 소식만 들리는 상황이다. 이대로면 이임생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더 약한 전력을 가진 채 아시아 무대에 나가야 한다.
수원은 ACL서 광저우 헝다(중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빗셀 고베(일본)와 격돌한다. 첫 경기는 2월 12일에 열리는 광저우 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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