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하늘에 묻는다' 최민식x한석규, 헛되지 않았던 20년 만의 재회 [Oh! 무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02 11: 32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의 깊은 호흡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 작품이다. ‘쉬리’(감독 강제규, 1999) 이후 20년 만의 작업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관노비에서 궁궐의 궁노비로 이동한 장영실(최민식 분)은 대호군까지 오르면서 왕 세종(한석규 분)의 뜻을 받들어 많은 천문기구를 제작했다. 이에 장영실은 의정부 대신들과 관료들의 눈엣가시로 등극한다. 왕의 사랑을 독차지했기 때문.
그러나 세종 24년 1442년 대호군 장영실이 진두지휘해 만든 안여가 부서지면서 세종이 가마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세종은 역모를 의심하며 조말생(허준호 분)에게 사건의 진위를 캐도록 지시한다.

영화 포스터

’천문’(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장영실과 세종대왕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장영실은 관직에서 파면됐고 그후 그의 행적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은데 ‘과연 장영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해 세종과의 관계를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른바 ‘멜로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허진호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아 밀도 높은 장면들이 경탄을 자아낸다. 기본적인 눈높이는 전 세대 관객층에게 맞춰져 있어 쉽고 친절하다. 가족 관객이 함께 보기 충분할 만큼 이야기의 결도 풍성하고 아름답다.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자'는 같은 꿈을 가진 세종과 장영실이 현실의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는 성장과 우정이 잘 녹아 있어 생각할 거리도 안겨 준다. 
청춘의 삶을 공유해온 두 인물은 최민식과 한석규라는 명배우의 연기에 힘입어 관객들의 마음에 짙은 여운을 남길 듯하다. 무엇보다 감정 과잉의 덫에 빠지지 않는 허진호 감독의 담담한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러닝타임 132분./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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