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OSEN+] 게임의 미래, AI가 지배한다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0.01.03 09: 58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인간의 지능 활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컴퓨터다. AI는 지난 1959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카네기멜론 대학 등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한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용어가 생겨났다. 초창기 AI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해 큰 발전이 어려웠다. 인간의 생각을 작은 컴퓨터에 담기에는 그릇의 공간이 부족했다.
80・90년대까지 영화 시리즈의 ‘상상 속 콘텐츠’에 불과했던 AI는 인터넷의 발전 및 하드웨어의 고도화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인간의 두뇌 구조를 분석한 신경망(neural net) 이론은 검색 엔진의 등장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 뒤 구체화됐다. 또한 작은 칩에 대폭 향상된 기능을 담을 수 있으면서 AI는 자가학습이 가능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AI는 다양한 영역에서 주목받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97년 체스 분야에서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가 세계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것을 시작으로 2011년 퀴즈 분야 우승, 2016년 ‘알파고(AlphaGo)’의 이세돌 9단 상대 승리 등 AI의 발전 속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금융 언론 농업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 많은 분야에서 AI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는 AI는 태동기부터 활발하게 적용된 게임 분야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오쎈플러스에서는 AI에 활용된 게임이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관련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알파고? 이젠 알파스타!
구글의 인공지능개발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는 먼저 뛰어든 바둑 영역에서 인상적인 업적을 달성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시켜 개발한 알파고는 ‘기계 대 인간’ 분야에서 엄청난 성적을 냈다. 알파고의 싹수는 등장 초기부터 보였다.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 대국해 단 1패만을 기록한 알파고는 이세돌-커제-박정환-이야마 유타 9단을 꺾고 바둑 분야를 제패했다.
바둑을 정복한 구글 딥마인드의 AI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게임(RTS) ‘스타크래프트 2’에 눈을 돌렸다. 구글과 블리자드는 지난 2016년에 열린 블리즈컨에서 “‘스타크래프트 2’ 종목에 AI를 접목시킬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약 3년 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공개한 ‘알파스타(AlphaStar)’는 지난 1월 데모 버전 시연에서 실제 프로선수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 7월부터 개량된 알파스타는 일반인과 대전이 가능한 ‘래더 게임’에 참가했다. 실제 유저들과 상대한 결과 알파스타는 ‘스타크래프트 2’에서 상위 0.2% 등급에 속하는 그랜드마스터 티어에 올랐다. 알파스타의 소식을 전했던 해외 학술지 ‘네이처’는 성적 비결에 “예기치 못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셀프 플레이’ ‘멀티 에이전트 러닝’ ‘이미테이션 러닝’을 결합한 방법을 알파스타에 적용시켰다”며 “엄청난 수의 자가학습으로 플레이를 발전시켰다"고 전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알파스타의 성공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원들은 “이번 알파스타의 성공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AI 시스템을 확장시킬 수 있는 증거가 된다”며 “알파스타를 개발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술들은 AI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알렸다.
엔씨소프트 제공.
▲AI 적용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노력
국내 게임사들 중 AI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경영진부터 AI 개발에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윤송이 사장을 중심으로 AI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AI센터, NLP센터 산하 5개의 랩(Lab)을 운영하며 한국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엔씨소프트는 AI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판교 R&D센터에서 ‘NC AI 미디어 토크’를 열었다.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AI 콘텐츠를 적용하고 있다.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는 야구 콘텐츠를 생성・요약・편집해 유저가 원하는 야구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게임 개발 측면에선 캐릭터 모션 지원과 보이스 커맨드 기술을 꼽을 수 있다. ‘모션스타일 트랜스퍼’ 기술은 캐릭터 모션에 좀비와 같은 스타일을 입힐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기반 IK’를 사용하면 100명이 넘는 캐릭터를 한꺼번에 표현할 수 있다. 보이스 커맨드를 이용하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음성 인식으로 리니지M에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 R&D의 특징은 실제 개발자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구하는 ‘소통-교류-협력’이다. 이재준 AI 센터장은 “불모지에서 혼자 시작했는데, 좋은 인력이 모였다. 시간이 지나고 5가지 연구 방향이 잡히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개발팀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결과물을 낸다. 개발진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서로 고민하며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라 넥슨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도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7년 ‘인텔리전스랩스’ 설립 이후 본격적으로 AI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 넥슨의 AI 적용 분야는 불법프로그램 감지다.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AI게임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를 제작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