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우가 북한의 설날 풍경을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3일 방송된 KBS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탈북개그맨이자 요식업CEO인 전철우가 자신의 정착을 도와줬던 남한 가족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철우는 당시 남한 가족이 살았던 집과 비슷한 구조를 집을 찾아 그 시절을 추억했다. 전철우는 "나는 혼자 사니까 작은 냄비와 숟가락이 전부였다"라며 "한 번 아버님이 내가 사는 집에 오셨는데 안쓰럽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집에 가자고 하셔서 갔더니 다들 반겨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철우는 "내 생일을 어떻게 알고 미리 준비를 해주셨다. 생일이라고 오라고 하셔서 갔더니 온 가족이 다 모여 계시더라"라고 말했다.

전철우는 "동생들이 케이크도 준비해놨다. 그때 정말 감동 받았고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전철우는 "내가 나이가 드니까 그렇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집안이 나를 진실로 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전철우는 "주말에 가면 항상 목욕탕을 가자고 하셨다. 그때 아들이 유학 중이었는데 나를 아들 대신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목욕탕에서 나오면 항상 우유를 사주셨다. 그 우유를 먹을 때마다 북한 김책 공대를 다닐 때 생각이 나서 좋았다"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전철우는 "명절 때 갔더니 한복을 맞춰서 준비해놓고 계셨다. 하룻밤 자고 가라고 하셔서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으로 떡국을 주셨다. 한 그릇 먹고 나면 또 주셨다. 어머님이 손이 크셔서 만두도 많이 만들어주셨다"라고 말했다.

전철우는 "북한은 설날에도 세배를 안 한다. 아침에 떡국도 안 먹는다. 그래서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다. 북한에선 설날에 악수를 하면서 새해를 축하한다라고 그냥 인사만 한다. 그래서 안기부에 왔을 때 처음으로 절을 배웠다. 남한 부모님께 처음으로 절을 했다. 너무 어색했다"라고 말했다.
김용만은 "남한 부모님을 뵈면 어떤 말을 하고 싶나"라고 물었다. 이에 전철우는 "그냥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건강만 하셨으면 좋겠다. 그냥 좋다 하면서 안아주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철우는 "동생들이 걱정된다. 오랫동안 내가 안 나타나서 많이 서운해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철우는 그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남한 가족을 23년만에 만났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8개월 전에 돌아가신 상태였다. 전철우는 남한 어머니와 가족들을 만나 추억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가졌다.
동생은 전철우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전철우를 반기며 "최근에 사업도 잘 되시는 것 같아서 너무 잘됐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철우는 "가족들을 베트남에 모셔야겠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전철우가 처음 집에 왔을 당시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처음에 왔을 때 나도 아들이 있는데 다른 아들을 데리고 왔다고 해서 너무 어색했다"라며 "처음에 왔을 때 사과를 세 개 가져왔다. 그래서 세 개만 가져왔길래 다시 가져가는 줄 알았다"라고 추억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철우는 "북에 있는 부모님 돌아가실 때도 못 뵀는데 아버님도 못 뵈니까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래도 어머니가 이렇게 건강하시니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hoisoly@osen.co.kr
[사진] KBS1TV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