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님께서 다시 선수로 뛰셔도 될 것 같습니다".
대전 하나시티즌은 지난 4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창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창단식에는 허태정 대전시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허정무 (재)하나금융축구단 이사장을 비롯해 축구 및 지역 유관기관 관계자, 축구팬 등이 참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축구단 초대 이사장에 허정무, 초대 감독에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다. 허정무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다. 그리고 황선홍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대전 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으로 임명된 황선홍 감독은 “대전을 다시 축구 특별시로 만들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새롭게 태어난 대전은 시-도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바뀐 첫 번째 사례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새로운 반전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따라서 황선홍 감독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등극했던 황선홍 감독은 지난 1년 6개월간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꾸준히 지도자로 활약했던 황 감독은 지도자로 걸어왔던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황선홍 감독은 "주위의 기대가 큰 것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 부담감과 책임감은 정말 크다. 피해갈 수 없다. 하루 아침에 축구가 완전히 바뀔 수 없다. 2020년에 대전의 축구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선수들과 함께 대전이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지도 스타일 변화도 예고했다. 황 감독은 “그동안 나의 장점은 선수들과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휴식을 하면서 내가 봤던 장점과 외부에서 봤던 장점이 다른 것 같다. 전술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축구단이 될 수 있도록 바꾸고 싶다. 젊은 선수들의 트렌드에 맞춰 바꿔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서울에서 부임 첫 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듬해 팀을 떠났다. 성적 부진 때문이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서울의 부진에 대해 안타까움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젊은 선수들과 소통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 것처럼 이야기 했다.
황선홍 감독의 말처럼 이지솔의 이야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지솔은 “TV에서만 뵙던 감독님이신데 너무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 몸이 상당히 좋으시다. 우리 훈련할 때도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하신다. 영입이 안 된다면 감독님을 포워드로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웬만한 외국인 선수보다 잘하시는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지솔처럼 요즘 선수들의 분위기는 황선홍 감독이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만났던 선수들과 다르다. 따라서 황 감독은 서울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으로 반성을 하며 젊은 선수들과 어우러지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