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의 음원 사재기 의혹 보도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 후 가수 아이유와 선미 등이 나서 음원 사재기 현상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거론된 일부 가수들 측에서는 “추측성 피해자만 더 생긴다”라며 유감을 표한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조작된 세계-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라는 주재로 몇 년 전부터 가요계 문제로 꼽혀오고 있는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서 다뤘다. 최근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일부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사재기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커진 가운데,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이에 대해 여러 가요계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실체 파악에 나섰다.


# ‘그것이 알고싶다’ 홍보업체 관계자, 순위 조작 방법 폭로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한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진실이 알려지길 바란다”라면서 음원 순위 조작 방법을 폭로했다. 그는 “여러 사람의 아이디로 접속한 뒤 해당 음원을 자동 재생하게 만드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 인기를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술탄 오브 더 디스코, 타이것JK, 말보 등 가수들이 직접 나서서 음원 사재기 실태를 제보했다. 실제로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목표는 차트 30위고, 1년~1년 반 동안 유지가 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말보는 “어떤 가수들이 순위에 오를지 밀리 알려주기도 했다”라면서, 음악 장르 등에 직접 관여한다고 폭로했다.
또 가수 정준일과 디어클라우드 등이 속한 엠와이어뮤직 윤동환 대표는 “음악인들이 지금 혼란스러워한다. 앨범을 냈는데 반응이 없고 내가 지금 음악을 잘못하고 있나. 내가 이제 끝난 건가”라며, “힘들게 만드는 걸 봤는데 제작자 입장에서 내가 무능해서 이 앨범을 사람들한테 알리지 못한 건가. 정말로 공정하게 판단이 되는 거면 그냥 겸허하게 받아들일텐데 그 부분이 어떻게 보면 억울한 거죠”라며 음원 사재기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방송 이후 가수들도 각각 SNS 등을 통해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가수 아이유는 자신의 SNS 스토리에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화면을 게재하며, “그래도 하지 맙시다 제발”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가수 선미와 현아 역시 방송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지난해 의혹에 휩싸인 바 있던 가수 닐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서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12위로 올라온다. 일반적인 역주행 곡들은 노래방에서 많이 가창이 되고 그다음에 음원사이트 차트나 여러 지표들에서 결과가 나오는 형태”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닐로가 음원차트 1위를 하며 곡이 인기를 얻은 것과 달리, 콘서트를 진행할 당시 좌석 배치도가 텅 비었던 점도 지적했다.

# “음원차트 조작할 이유 없어”
최근 음원 사재기 의혹이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인 박경이 언급한 가수 측의 입장도 공개됐다. 이들은 음원차트 조작, 사재기 의혹 등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하예의 소속사 관계자는 “어떤 사람 하나가 올린 것 때문에 이런 파장이 일어난 건데 내 음원을 팔면 수십억 받는다. 그런데 굳이 (음원차트 조작)할 이유가 1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 임재현의 소속사 관계자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동인 것 같다. 선동꾼들이 공론화를 이뤄내는데 성공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고, 닐로와 장덕철 측 역시 “우리는 안 했으니까 그런 불법적인 행위를. 그런데 자꾸 그런 시선을 받으니까 하루빨리 이 일이 해결됐으면 하는 게 저희 가장 큰 바람”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바이브의 소속사 관계자도 “본인이 거론을 했으면 가지고 나오셔야죠. 증거자료. 무슨 근거로 한 회사의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 "추측성 피해자 막아야" 주장
방송 후폭풍도 거셌다. 일부 가수들은 ‘그것이 알고싶다’의 방송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 실패를 명확하게 파헤친 것이 아니라, 언급됐던 일부 가수들과 추측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무고한 가수들이 발생했다는 것.
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 측은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방송 내용은 마치 저희가 진행했던 마케팅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피하기 위한 겉치레일 뿐이며, 실제로는 사재기 업자를 통해 음원 사재기를 진행했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게 편집돼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는 인터뷰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게 방송 내용이 의혹만 남기고 명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으니, 만약 사재기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가수와 곡명을 정확하게 밝혀서 사재기를 뿌리 뽑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추측성 피해자가 또 다시 생겨날 것일 뿐임을 거듭 거듭 강조하여 전달했다”라며, “하지만 방송 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과 통화하여 들은 답변은 ‘(해당 가수들은) 오픈 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 넘기는 방법 뿐이다’라는 얘기뿐이었다. 정작 억울한 누명을 쓴 무고한 가수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의 가장 기본적인 제작방향이자 보도 의무가 아닌가 되묻고 싶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측도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사는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어떠한 불법.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힌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측은 해당 방송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과 관련된 일반인 남성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듣지도 사지도 않은 가수의 음원 구매 내역이 있었다.' 등의 취지의 발언과 함께 이메일이 방송에 노출되는 과정 중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문제가 있는 것 같이 연관 지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소속사 측은 "본인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수년간 노력해온 아티스트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명예훼손과 억측과 소문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며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 없는 사건이 해당 방송으로 인해 ‘음원 사재기 의혹 가수’로 방송 화면에 그룹 실명이 그대로 노출된 부분에 대한 제작 과정에 실수 인정. 사과와 다시 보기 등 정정을 요청 드리는 바"라고 입장을 전했다. /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