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영 중인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장영실(최민식 분)과 세종(한석규 분)이 이룩한 업적을 소개하긴 하지만 천문기기의 정확한 원리보다 두 사람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을 다루는 데 집중한 작품이다.
왕의 안여를 지휘 감독해 직접 제작했던 장영실. 1442년 3월, 안여 사건이 벌어져 불경죄로 처벌받은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행적을 감추며 사라졌다. 이에 그의 생사와 관련해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데, 제작진과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장영실의 행적에 궁금증을 품고 세종과의 관계를 영화적으로 상상해 풀어냈다.
요즘 우리 정치권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이 영화 속 세종과 장영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는 반응이 많다. 영화의 메시지는 신분 차이를 떠난 두 남자의 우정이지만, 궁극적으로 향하는 주제는 애민정신을 품고 우리나라 백성을 사랑하는 왕, 세종이다. 그의 곁에는 충성심 가득한 천재 신하 장영실이 있었다.


세종은 훈민정음, 복지 등 재위기간 중 수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국정운영 철학인 ‘애민정신’을 몸소 실천한 대표적인 왕이다. 영화를 본 실관객들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영화다. 이렇게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영화가 현재와 닮았다. 감독이 정말 연출을 잘했다. 설이나 추석에 개봉했으면 더 잘 됐을 듯” “약소국의 설움도 싫지만 본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싫다. 요즘도 그런 사람 많은데” “왕과 신하의 상하관계지만 뭔가 애틋하다” “감동적이고 여운이 남는다” “나라를 이끄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 “이런 왕도, 신하도 이제는 없는 세상이 슬프다”는 등 호평을 남겼다.
백성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세종의 마음을 배우 한석규가 잔잔하지만 카리스마 있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의 명연기가 큰 힘을 발휘한 셈이다. 장영실 역을 맡은 최민식 역시 완급을 조절하며 한석규와 케미스트리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그의 진심 가득한 눈빛이 인물의 진정성을 한층 더 깊게 느끼게 만들었다.

21대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부터 정치적 이슈가 많아 그 여느 때보다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국민들을 지향하는 진정한 소통력으로 협력하는 정치를 해야할 시점이란 것에 대중의 뜻이 모아지고 있다. 극단의 이념과 언행을 멈추고,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소통의 정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