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 않아’는 과정이 너무도 행복한 영화였다(웃음).”
배우 강소라(31)가 새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석) 이후 1년여 만의 복귀작이다.
‘해치지 않아’(제공배급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제작 어바웃필름・디씨지플러스)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다.

훈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했는데 캐릭터들의 이력 및 직업 등 세부 사항은 영화적으로 각색됐다. 이 영화에서 강소라는 동산파크에 근무하는 수의사 소원을 연기했다. 동물원이 망해가는 와중에도 당장 잘릴 자신보다, 남아있는 동물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온 힘을 다해 보살피는 마음 따뜻한 인물.
강소라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감이 오지 않았다. 대본을 볼 때 이게 되겠어?, 싶었는데 찍으면서 감독님의 의도를 알게 됐다.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관객의 시선으로 편하게 즐겼다.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제가 감독님의 영화 ‘이층의 악당’의 팬이었고 안재홍, 전여빈이 하게 됐다는 소리를 듣고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강소라는 “대본을 봤을 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이미지적으로 그려지는 게 있었다. 느낌을 보고 한다”며 “제 성격이 필터링이 없는 편인데, 나랑 완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그럼에도 캐릭터마다 내 모습이 투영된다”고 했다.
‘편집된 장면이 있어 아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편집된 게 없이 콘티 그대로 나왔다. 정말 정확하신 감독님”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대본을 알고 보니까 모르고 보시는 분들보다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은 했다”며 “상상했던 것과 비교하면서 봤는데 그 재미가 있었다”고 영화를 관람한 소감을 전했다.
손재곤 감독은 ‘달콤, 살범한 연인’(2006), ‘이층의 악당’(2010)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인정 받았다. 특히나 코믹 장르에 특화됐다는 평. “손 감독님이 ‘이 영화는 웃기려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하셨다. 캐릭터들도 각자의 목표가 있어서 진지하다. 코미디 호흡이 있는 거 같지만”이라며 “앞으로 코믹 작품을 몇 개 더 하고 싶다. 그러면 조금 더 (코믹연기에 대해)알게 될 거 같다. 이번에 맡은 소원이 웃긴 캐릭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소라는 “손 감독님이 현장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셨다. 저희는 연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즐거웠다. (동물탈을 써서)물리적으로 힘들었는데, 동물 연기를 언제 또 해보겠나(웃음). 메이크업을 할 필요도 없었다. 탈 쓰는 날은 슈트만 입었다”고 했다.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사자 역을 맡은 강소라는 “호랑이 탈을 쓰려다가 사자 탈을 쓰게 됐다. 써보고 싶은 동물 탈은 많았는데 사람이 들어가려면 동물의 크기가 일단 커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할 수 있는 동물이 많지 않았다. 만약에 가능했다면 저는 펭귄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자가 원래 움직임이 많지 않다. 동물원에 가서 사자를 관찰했다. 뭘 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웃음). 탈을 쓰면 정면을 볼 수 없다. 고개는 아래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 아래를 봐야 (동물)얼굴의 정면이 나온다”라며 “사실 동물의 슈트가 너무 리얼해도 말이 안 되는 거다. (극중) 인형 사무실도 프로의 느낌은 아니니까. 그것에 맞춰서 (동물들의 비주얼이) 적절하게 나왔다”고 전했다.
강소라는 지난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감독 이상용)으로 데뷔해 올해 햇수로 활동 12년차를 맞이했다. 20대와는 달리 30대가 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졌다고 한다. 특히나 겉으로 보이는 외모보다 내면 가꾸기에 집중하게 됐다고.

“29살에서 서른 살 될 때는 좀 그랬지만 저는 20대보다 30대가 훨씬 더 좋다. 여유가 생겼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생긴 거 같다.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내가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게 좋은 일이다. 예전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걱정했다면 이제는 내가 하는 과정을 즐기게 됐고 하고 싶은 일을 후회없이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강소라는 “제가 생각보다 작품이 많이 안 들어온다. ‘해치지 않아’에 기대를 걸어보고 있다(웃음)”고 솔직하게 밝히며 털털한 매력을 전했다. 하지만 강소라는 영화 '써니'(감독 강형철, 2011)와 드라마 '미생'이라는 대표작을 남겼다. "두 작품 모두 저의 인생작이다. 그때도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 작품들을 통해 얻은 게 많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좋은 추억이 될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배우는)자기관리가 중요하긴 한데 20대에는 멘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다. 쉬는 동안 그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저는 그냥 논란없이 길게 가고 싶다. 무리 없이 무난하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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