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겠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 후 최원호(47) 야구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 깜짝 인사였다. 현역 시절부터 한화와는 인연이 전혀 없었고, 2012년 LG 2군 투수코치를 끝으로 현장을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년간 프로야구 해설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단국대에서 체육학 석사, 운동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와 단국대에서 외래 교수로 강연에 나서는 등 ‘공부하는 야구인’으로 유명했다. 투수 출신으로 피칭연구소도 설립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준비된 지도자로 평가됐다. KBO 기술위원, 국가대표팀 코치도 거쳤다.
![[사진]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07/202001072247772024_5e149d41469af.jpg)
정민철 한화 단장이 해설위원 시절부터 국가대표팀 코치로 최 감독과 함께하며 야구관이 일치했다. 정 단장이 한화 부임 후 미래 육성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 감독에게 퓨처스 감독직을 제안했다. 5일부터 한화 서산 전용연습장에서 퓨처스 감독으로 업무를 시작한 최 감독은 투명하고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새로운 육성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다음은 최 감독과 일문일답.
-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됐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
▲ 정민철 단장님께서 전부터 사석에서 현장에 대한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의사는 있지만 누구와 어떤 목표를 갖고 하는지가 중요했다. 단장님과 육성 시스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결정했다.
- 어떤 점에서 육성 시스템에 의견이 일치했나.
▲ 그동안 돌아보면 사람(감독.코치)이 바뀌면 선수들이 혼란을 많이 빚었다. 어느 팀이든 그렇다. 한 사람에 의해 시스템이 바뀔 경우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 각 팀만의 정립된 시스템, 문화를 만드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제3자가 봤을 때 납득이 가고, 투명해야 한다. 그런 시스템, 기준을 정립을 해야 한다. 100% 객관화할 수 없겠지만 주관적인 견해를 줄여 적어도 주관, 객관이 반반이 돼야 한다. 감독, 코치의 주관보다 객관적 자료를 통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가동할 것인가.
▲ 7가지를 조율 중이다. 아직 구단과 조율을 하고 있는 과정이지만 가장 먼저 선수 교육 시스템을 늘릴 것이다. 야구만 지도하는 게 아니라 프로야구 선수로서 이론적인 부분을 정기적으로 교육시킬 생각이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강사들이 일주일에 한 번식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면 생각부터 바뀔 수 있다. 나중에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 나머지 계획 중인 시스템은 어떤 부분인가.
▲ 과학자 한 분을 모셔올 것이다. 현장 코치들의 이론적 배경을 옆에서 지원할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자신의 한 가지 경험을 다수의 사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태릉선수촌에는 역학박사, 심리학자, 생리학자 등 전문 분아별로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교육을 한다. 오히려 프로 스포츠, 인기 종목에서 과학적 교육 측면이 미비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코치들도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단장님 생각이기도 하다.
- 랩소도, 블라스트모션 등 첨단 장비들도 새로 들였다.
▲ 장비들은 현상에 대한 수치값을 보여주지만 원인을 보여주진 않는다.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왔을 때 장비를 보면 지면대비 수치값이 나오지만 원인에 대한 근거까지 나오진 않는다. 선수 분석은 또 다른 기법이 필요하다. 시즌 전, 시즌 중, 시즌 후 자세한 분석 자료를 참고해 여러 원인을 찾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퓨처스 팀은 훈련량이 많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 무조건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관절의 과다 사용이 부상에 직격탄이다. 부상은 실력 하락을 부른다. 가장 좋은 연습은 변수를 대비할 수 있는 실전 경기다. 경기 전 워밍업에 많은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 캠프 기간은 점진적으로 몸을 만들어가는 시기이지, 망가뜨리는 시기가 아니다. 기본 팀 훈련은 최소 그룹 기준으로 하겠다. 선수마다 체력이 다른데 기준이 높으면 밑에 선수들이 못 버틴다. 최소 그룹에 맞추되, 훈련이 부족하다 싶은 선수는 개별적으로 하면 효율적이다.
- 개인적으로는 8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 지난 7년간 알찬 시간을 보냈다. 선수 마지막 해부터 코치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멘토가 권했고, 38세에 처음 이론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원에 가서 석박사 과정을 통해 다양한 것을 배웠다. 방송 해설위원을 하면서 운영적인 면에서 참고할 수 있었고, 소규모 아카데미에서 아마추어 선수를 가르치는 것도 많은 공부가 됐다.
- 투수 전문가로서 팀에 부족한 투수 육성에 기대가 크다.
▲ 코치로 왔다면 기술적으로 파고들었겠지만 감독은 운영자다. 기술적인 부분은 코치님들께 일임한다. 난 전체적인 운영 계획을 짠다. 어느 정도 던졌으면 얼마를 쉬는지 조절하는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 전년대비 이닝, 투구수, 부상 경력, 유연성, 파워 등 선수마다 수치가 다르다. 이를 종합해 최다 이닝, 투구수 가이드를 설정할 것이다.
- 올 시즌, 나아가 앞으로 한화 퓨처스 팀의 목표는.
![[사진]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07/202001072247772024_5e149d41e5915.jpg)
▲ 한용덕 1군 감독님께서 그동안 팀에 부상자가 많았다고 말씀하셨다. 퓨처스 팀에서 부상자들이 나오지 않게 예방과 관리를 잘해주길 바라셨다. 1군에 문제가 생겼을 때 2군에서 선수 컨디셔닝을 잘 맞춰 놓아야 한다. 부상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선수들도 투명하게 우선순위를 정하겠다. 계획대로 선수들이 1년, 1년 꾸준히 발전한다면 나중에 한화가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