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는 2020시즌 반등할 수 있을까.
다르빗슈는 지난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에는 18경기(97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5.01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에는 13경기(81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최종 시즌 성적은 31경기(178⅔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다르빗슈의 탈삼진 능력은 꾸준했다. 다르빗슈의 전후반기 성적은 완전히 달랐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전반기 10.30, 후반기 13.00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사진] 시카고 컵스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08/202001080204774678_5e14bab5490ec.jpg)
탈삼진은 다르빗슈를 상징하는 최고의 무기다.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은 11.12로 1000이닝 이상 기록한 투수 중 역대 1위에 올라있다. 랜디 존슨(10.61), 페드로 마르티네스(10.04), 놀란 라이언(9.55) 등 전설적인 투수들보다도 더 뛰어난 기록이다.
다르빗슈가 이런 엄청난 탈삼진 능력에도 전반기에 고전한 이유는 피홈런과 볼넷이었다. 다르빗슈는 전반기 97이닝 동안 홈런 20개를 허용하고 볼넷 49개를 내줬다. 후반기에는 81⅔이닝동안 13피홈런 7볼넷을 기록했다. 이중 관건은 볼넷이었다.
사실 피홈런은 전반기와 후반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33피홈런을 허용했는데 내셔널리그에서 케일럽 스미스(마이애미 말린스)와 더불어 가장 많았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공인구의 변화로 홈런이 폭증했하고 있다. 다르빗슈도 이런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다르빗슈는 후반기에도 많은 피홈런을 허용했음에도 전반기와 완전히 다른 성적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볼넷을 극적으로 줄인 덕분이다.
다르빗슈는 제구가 정교한 투수는 아니다. 평균 구속이 시속 94.1마일(151.4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고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전반기 다르빗슈는 홈런을 의식한 탓인지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공을 던지려는 경향이 강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다르빗슈가 스트라이크 존 하트(스트라이크 존 안쪽)와 섀도우(스트라이크 판정 확률이 50%인 코스)에 공을 던진 비율은 전반기에 68.2%에 불과했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면서 비율이 73.0%까지 높아졌다.
다르빗슈는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볼넷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성적도 좋아졌다. 물론 피홈런은 꾸준했지만 충분히 감수할만했다.
다르빗슈의 후반기 모습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비슷했다. 벌랜더는 많은 피홈런을 감수하고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벌랜더는 홈런을 제외하면 점수를 뺏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다르빗슈가 벌랜더 같은 투구를 할 수 있다면 이번 시즌 충분히 반등을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급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다르빗슈가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