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박완규 "어릴 때 꿈은 법관…생활고 고충 있었다"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1.08 17: 18

3~4옥타브를 거뜬히 넘나드는 폭발적인 가창력의 소유자이자, 히트곡 ‘천년의 사랑’ 주인공으로 1997년 록밴드 ‘부활’의 5대 보컬에서 22년 만에 11대 보컬로 재합류한 박완규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
오는 10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박완규는 1987년 자신의 꿈을 유일하게 지지해줬던 단 한 사람, 태광중학교 2~3학년 담임 박성영 선생님을 찾아 나선다.
이날 영하의 날씨에 얇은 재킷 하나 걸치고 나타난 천상 로커 박완규는 차가운 입김을 뿜어내면서도 추위를 전혀 못 느끼겠다며 오프닝에서부터 허세 가득한 모습을 뽐냈다. 김용만과 윤정수는 박완규가 세계적인 로커를 꿈꾸며 반항기 가득한 학창시절을 보냈을 거라 확신했지만 예상과 달리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법관’을 꿈꿀 정도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순둥한 이미지의 모범생이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KBS 제공

하지만 박완규는 고등학교 진학의 갈림길에서 부모님과 큰 갈등을 겪었다. 어려서부터 줄곧 법관만을 꿈꿨던 박완규는 법대에 가고 싶은 마음에 인문계 진학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장학금과 더불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됐던 실업계 진학을 원했기 때문이다. 박완규는 형과 누나 모두 인문계에 진학했으나, 다섯 식구가 먹고살기 힘든 빠듯한 형편이었기에 차마 막내였던 자신을 인문계로 보낼 수 없었던 아버지의 불호령으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일화를 털어놨다.
제자의 꿈을 지켜주고 싶었던 박성영 선생님은 본인만 믿으라며 박완규의 아버지를 여러 번 찾아가고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 등 간절한 마음으로 부모님을 설득했다. 하지만 박완규는 가장으로서 가정 형편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아버지의 강경한 입장을 꺾을 수 없어 결국 실업계에 진학하게 됐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꿈이 좌절됐던 당시에도, 박성영 선생님은 어디서든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며 끝까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고등학교 진학 후 부기, 주산 등 적성에 맞지 않았던 수업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며 가출을 일삼고 방황했던 박완규. 공부보다도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록 음악에 빠지게 되면서 로커를 꿈꾸게 됐다. 이후 박완규는 1997년 록밴드 ‘부활’의 5대 보컬로 데뷔를 했고, ‘천년의 사랑’ 등 히트곡을 내며 대중들에게 큰사랑을 받았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박완규는 박성영 선생님을 잊지 않고 찾아뵈며, 큰절을 올리고 앨범을 드렸을 정도로 끈끈한 사제지간을 유지했다.
하지만 20년 전, 박완규가 선생님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전화 한 통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박완규는 “그때 무슨 정신으로 감히 선생님에게 그런 부탁을 드렸는지 모르겠다”며 “전화를 끊고 나서 마치 온몸이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박완규는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 덕분에 22년 만에 11대 보컬로 재합류하게 된 근황을 전하며 “가요계 스승이 김태원이라면, 오늘 찾아 나선 박성영 선생님은 인생의 참스승이다”고 보고 싶은 인연을 소개했다. 박완규가 찾는 박성영 선생님은 1987년에 만난 태광중학교 2~3학년 담임선생님으로, 아버지마저 반대했던 자신의 꿈을 유일하게 응원해주었던 분이다.
10년간의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던 박완규는 2000년 박성영 선생님에게 크나큰 실수를 저지른 뒤로 연락을 드릴 수 없게 된 이유를 조심스레 밝혔다. 20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박성영 선생님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청하려 했다는 것.
1999년 히트곡 ‘천년의 사랑’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때였기에 당시 생활고를 겪을 거란 걸 아무도 몰랐을 상황. 더군다나 어린 두 아이의 아빠였던 박완규는 보컬 트레이너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며 생활비를 벌어보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유명가수였던 그를 받아주는 곳조차 없었다. 결국 박완규는 분유값이라도 구해보기 위해 이곳저곳 손을 벌리다 마지막으로 박성영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게 됐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절대적으로 내 편일 것만 같았기에 전화를 걸었지만, 존경하는 선생님께 실망과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우물쭈물 말끝을 흐리며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던 박완규. 감히 선생님에게 금전적인 부탁을 드리려고 생각했던 자신이 죽고 싶을 만큼 수치스러웠다며, 당시의 참담했던 심경을 밝힌 그는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어쩌면 20년 전 박성영 선생님이 자신을 괘씸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어리석었던 마지막 전화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박완규. 그가 ‘인생의 참스승’ 박성영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지는 오는 10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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