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메이저리그는 어쩌면 월드시리즈 우승보다 최하위를 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시즌 성적을 포기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의 지명권을 얻는 방식으로 강도 높은 리빌딩을 진행하는 탱킹이 유행하고 있다. 너도나도 성적을 포기하면서 과거에는 무난하게 최하위를 기록했을 성적으로도 1순위 지명권을 얻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1순위 지명권을 따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47승 114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승률은 0.292로 3할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볼티모어 오리올스(108패), 마이애미 말린스(105패), 캔자스시티 로열스(103패)는 100패를 넘기고도 최하위로 내려가는데 실패했다. 2018시즌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47승 115패 승률 0.290을 기록하며 다른 의미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사진] 2019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1/14/202001140037775952_5e1c8fe6320c4.jpg)
물론 이전에도 탱킹을 하는 팀들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역대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브라이스 하퍼를 노렸던 워싱턴 내셔널스다. 워싱턴은 2008년과 2009년 연달아 메이저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2009년과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스트라스버그와 하퍼를 지명하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이 때 워싱턴도 각각 59승 102패(0.366), 59승 103패(0.364)로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나 2018시즌 볼티모어보다 10승 가량을 더 많이 기록했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더 적극적으로 탱킹을 하게된데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성공이 많은 영향을 줬다. 휴스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리빌딩을 진행했다. 그리고 3년간 휴스턴이 기록한 324패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돌아왔다.
휴스턴의 이러한 성공은 많은 팀들이 탱킹을 하는데 불을 지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 시즌에는 무려 4팀이 100패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낳았다.
2020시즌에도 이러한 탱킹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최하위 디트로이트는 오스틴 로마인, C.J. 크론, 조나단 스쿱을 영입하는 정도로 오프시즌 보강을 마쳤다. 볼티모어는 딜런 번디를 트레이드 하고 조나단 비야를 논텐더로 방출하는 등 오히려 전력을 더 약화시켰다.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 마무리투수 윌 스미스가 FA로 이적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는 캔자스시티도 유력한 최하위 후보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최하위 경쟁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fpdlsl72556@osen.co.kr